정종진의 낙차부상으로 수도권팀과 경상권팀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졌다/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시즌 두 번째 빅매치 ‘제24회 스포츠조선배 대상경륜’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광명 스피돔에서 열린다.

지난 2월 펼쳐진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주가 각 훈련지별 선발ㆍ지역대항전 성향을 보였다면, 이번 스포츠조선배는 ‘신구 강자’들의 대격돌이 주요 테마다. 그 동안 벨로드롬을 호령하며 연말 그랑프리까지 접수했던 슈퍼특선반 박병하(2013년 그랑프리 챔피언), 이현구(2014년 그랑프리 챔피언)를 상대로 현재 상종가를 보이는 영건들과 차세대 벨로드롬 유망주들이 대거 맞대결을 펼친다.

 

지는 해 혹은 뜨는 해

박병하와 이현구는 관록의 상징이다. 그만큼 벨로드롬을 호령하던 붙박이 슈퍼특선반 멤버들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이들의 아성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현구는 슈퍼특선반 선수로는 유일하게 지난 시즌 대상경주 무관의 설움을 겪어야 했고, 박병하는 지난 시즌 3위에서 올 시즌 8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이번 대상경주에서마저 무너진다면, 연말 그랑프리 출전권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인 셈이다.

반면, 1990년대생 듀오 정하늘, 윤민우는 랭킹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강호도 시즌 초 우수급에서 시작하는 핸디캡에도 현재 상금 7위, 연대율 12위(85%), 삼연대율 100%를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이슈메이커’ 강호, 클래스가 다르다

최근 경륜에선 ‘강호 신드롬’이 일고 있다. 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경륜종목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무려 10년을 아마 최강으로 군림했다. 각종 국제대회를 책임져야 하는 신분으로 프로 입문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강호는 동갑내기 박용범보다도 5년이나 늦게 데뷔했지만, 프로 데뷔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최근 특선급에서는 보기 힘든 한 바퀴 선행은 그만의 전매특허이며, 특선급 입문 후에도 꾸준히 입상에 성공하고 있다. 최래선, 황인혁과 최강 트리오를 구축, 서서히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위기의 수도권-명가 재건 경상권 ‘빅뱅’

대상은 개인전 못지않게 지역 대결도 큰 관심거리다. 시즌 초만 해도 수도권의 독주에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수도권의 수장 정종진의 연승이 ‘50’에서 마침표를 찍자,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정종진이 최근 낙차부상까지 당하며 큰 위기를 맞았다.

반면, 강호, 윤민우 등의 가세로 탄력을 받는 경상권은 명가재건에 나섰다. 절정의 기량을 보이는 성낙송과 함께 좌우로 최래선의 호남팀, 류재열의 대구팀 등과 연합전선까지 형성이 가능해 기세가 대단하다. 마치 김보현, 지성환 등 경륜 초기 벨로드롬을 호령하던 명가 재건이 가시화된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조호성의 은퇴 후 2013년과 같은 벨로드롬의 춘추전국시대가 이번 대상을 통해 다시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기세나 전체적인 조직력, 연대의 짜임새에서는 오히려 경상권이 반 보 앞서는 상황”이라며 “강호, 이현구 등의 선전 여부가 올 시즌 벨로드롬의 판도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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