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 채찍을 사용하는 기수 모습/사진=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말’도 예외는 아니다. 동물 복지의 국민적인 공감대를 반영해 경주마의 복지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채찍 관련 규정이 구체화되고 있어, 이에 따라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더한다는 사자성어 ‘주마가편(走馬加鞭)’이 옛말이 될 전망이다.

경마 경주 중 기수가 채찍을 사용하는 이유는 결승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재촉의 의미다. 예전엔 채찍을 많이 쓰는 것이 경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엔 채찍질은 기수와 경주마 간 의사소통을 위한 것일 뿐,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거나 말에게 고통을 가하는 전통 채찍을 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마 선진국들은 경주마 자극을 최소화한 패드형 채찍으로 사용을 제한하거나 채찍 사용횟수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15년 7월부터 채찍 사용 규정을 개정하며 연속 3회 초과 사용을 금지했다. 프랑스는 채찍사용 횟수를 2017년 6회로 줄이며 규제를 강화했다.

한국마사회도 2015년 8월 경마시행 규정에 경주마 학대금지 조항을 신설하며 경주마 복지 향상을 위한 의지를 내비쳤다. 2017년 1월부터는 패드채찍 사용을 의무화했다. 또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는 결승선 400m 구간에서 채찍 사용 횟수 제한을 기존 25회에서 20회로 축소했다.

동물복지를 위한 경마계의 노력은 이에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간다. 한국마사회는 은퇴 후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주퇴역마를 위해 2016년 세계 최초로 경주퇴역마 평가대회를 개최해 승용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ARC(아시아경마회의)에서 경주마의 은퇴 후 제2의 삶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시도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경마가 생명존중의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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