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최형호] 4·27 남북정상회담이 현실화되자 북한쪽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남북관계훈풍이 지속되면, 파주 등 경기서북부와 원주, 춘천, 평창 등 강원도 일부 지역 등은 북한 개발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통한다. 북한과의 접경지역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곳 부동산시장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열기가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북쪽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강원도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양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 춘천, 평창 등 각각 특색 있는 도시로 탈바꿈 중이고,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개발을 위한 거점도시로 부각되면서 이곳 부동산 시장은 ‘활기’ 그 자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원주는 기업혁신도시로 거듭나는 중이고, 춘천은 강원도의 행정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평창 올림픽 개최 이후 철원, 속초, 태백 등은 외곽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교통, 상권 등 인프라가 크게 개선돼가고 있다.

남북 경제개발을 위한 거점도시 이기에 기업들의 투자러시도 활발하다. 실제 원주는 지난해 18개의 기업을 유치했으며, 1,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난 1월에는 강릉시와 세라테크, 나노아이오닉스코리아가 신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속초시는 지난해 9월 국제 크루즈 터미널이 준공됐으며, 지속적인 확충 계획도 잡혀있다.

이런 경제적인 뒷받침 때문에 분양도 활발하다. 강원도는 최근 2년 동안 분양시장에서 거래량과 가격, 청약성적 등 부동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최근 2년(2015년 11월~2017년 10월)간 강원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만4,474건으로 이전 2년(2013년 11월~2015년 10월) 거래량(4만4823가구)에 비해 0.78%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매매거래량 감소율인 13.11%(152만6448건→132만6377건)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로 서울(6.6%), 세종(141.18%), 등 거래량이 상승한 일부 지역과 대전(0.6% 감소)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가격상승폭도 준수하다. 2년전(2015년 10월) 480만원이었던 3.3.㎡ 당 평균가격은 지난달 들어 526만원까지 9.58% 상승했다. 이는 수도권과 제주, 세종을 제외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교통도 한층 발전하면서, 앞으로 강원도는 남북은 잇는 거점도시로 한층 진화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양양 구간이 개통돼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 양양까지 가는 시간이 2시간 내로 단축됐다. 또한 연내 원주~강릉 복선철도가 정식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까지 1시간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2024년 완공 예정인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계획)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15분이면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경기 북부지역인 파주지역도 이번 정상회담으로 인해 새로운 분양시장 강자로 태어났다. 실제 지지옥션에 따르면 파주지역 낙찰가격이 감정가를 넘어서나 육박하는 고가 낙찰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파주시 탄현면 문지리의 한 토지(답, 2,717㎡)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9억7,456만5,000원)의 129%인 12억5,850만원에 낙찰됐다.

북측 자유로를 통해 차량 이동이 가능하고 임진강 바로 앞에 있어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개발 호재가 작용한 매각가로 보여진다는 게 경매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파트나 창고 등에도 응찰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파주시 야동동의 창고 건물에는 3회째 입찰에서 20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95%에 낙찰됐다.

또 11일 입찰한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의 한 아파트는 2회째 입찰에서 13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3억1,900만원)보다 100만원 높은 3억2,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파주·문산읍 일대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품귀현상을 빚자 경매 물건에도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토지보상 등으로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 조합원 모집 단지 유파크시티 파주(총 4개 블럭, 4,500여 가구)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파주지역 경매 물건의 경우 근래 경매 취하나 기일 변경 요청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며 "경매가 진행되기 전에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파주, 고양 등 경기 서북부지역 도시들은 한강 등 강을 두고 서울과 북한이 붙어있어 남북한 관계에 가장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며 남북 화해무드가 지속된다면, 북한에서 가장 빠르게 이동 할 수 있는 파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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