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가계의 기타대출 연체액이 4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규제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26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가계 기타대출 연체잔액 증가율은 작년 10월 전년 대비 2.1% 늘었다.

기타대출 연체잔액은 2013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후 기타대출 연체잔액은 올해 2월(9.2%)까지 5개월 연속 증가행진을 이어갔다.

기타대출은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에 힘입어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올해 1분기 은행 기타대출은 전 분기보다 3조6,000억원 늘어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래 동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은 기타대출 증가세가 최근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전체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보다 빨리 늘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59.8%로 전 분기(158.2%)보다 더 상승했다.

하지만 한은에 따르면 가계부채 문제가 현재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소득·고신용 차주 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5.9%, 68.7%에 이르는 등 상환능력이 높은 계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정금리, 분할상환 비중도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44.6%, 49.1%로 꾸준히 상승세다.

문제는 취약차주 부채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차주를 뜻하는 취약차주는 2016년 말 146만6,000명에서 지난해 말 149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취약차주 부채규모도 같은 기간 78조5,000억원에서 82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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