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걸스데이 유라가 사랑스러운 악녀로 거듭났다. KBS2 종영극 ‘라디오 로맨스’는 지상파 드라마 첫 주연작이자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 작품. 극중 아역 출신 20년 차 배우 진태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아울러 매니저 김준우 역의 하준과 로맨스로 러블리한 매력도 보여줬다. 연기돌 선입견 관련 “확실히 기준이 까다로운 것 같다”면서도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열심히 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첫 악역 도전한 소감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 더 못되게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여느 악역처럼 물 뿌리는 여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물은 뿌리지 않아도 뺨 때리지 않았나. 사랑스러운 악역이 뻔 했지만 중간에 소현이의 뺨을 때리며 무너졌다(웃음). 후반부 하준 오빠와 로맨스를 보여주면서 어설프지만 사랑스러운 악역이 되지 않았나 싶다. 소현이랑 워맨스가 없어서 아쉬웠다.”
 
-뺨 때리는 신 처음이었을 텐데.
“진짜 힘들었다. 며칠 전부터 ‘소현아 난 못하겠다’고 징징됐다. 하준 오빠 때릴 때도 다들 ‘안 아프게 때리는 게 티 난다’고 하더라. 하준 오빠 때는 팔만 썼는데 소현이 때릴 때는 몸을 움직였다. 소현이가 ‘언니 한방에 가자’라고 해서 끝에 세게 힘주는 척 때렸다. 소현이가 ‘거의 한 작품당 한 번씩은 맞아봤다’고 괜찮다 해줘서 고마웠다.”
 
-진태리에 끌린 점은.
“악역인데 약간 어설프면서 엉뚱한 매력이 있다. 악플러랑 싸울 때도 짠한 면도 있더라, 후배한테 ‘머리 끄댕이 잡힐래?’ 하는 대사가 되게 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힙한 선생’에서 연기한 엽기적이고 걸크러쉬한 유빈의 느낌을 보여 달라고 했는데, 많이 달랐다.”

-스타와 매니저 간 사랑 이뤄지는 스토리 공감됐나.
“얼굴이 하준 오빠니까(웃음). 사실 말이 안 되는데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태리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가 아니지 않냐. 아빠가 초등학교 때 도망가고 엄마도 재혼해 매니저가 보호자 역할을 했다. 태리가 의지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는 자상한 사람이 이상형이다. 사랑 표현 잘 해주고 배려심 있는 사람한테 빠진다. 나쁜 남자는 싫다.”
 
-윤두준, 김소현과 호흡은 어땠나.
“다들 분위기 메이커라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생각보다 두준 오빠, 소현이랑 붙는 신이 많지 않았다. 전체 촬영할 때 다들 ‘하하 호호’ 웃는데 난 화내야 해서 힘들었다. 같이 웃으면서 어울리고 싶더라. 두준 오빠는 음악방송에서 자주 보다가 한 작품에서 만나니까 괜히 어색했다. 처음 본 사람보다 어정쩡하게 마주친 사람이 더 민망하지 않나. 근데 오빠가 성격이 정말 좋다. 장난도 잘 쳐서 빨리 친해졌다.”
 
-시청률 최저 2.7%까지 찍었는데.
“현장 분위기가 처지진 않았다. 다들 ‘으쌰으쌰’ 힘내서 촬영했다. 요즘은 워낙 폰으로 많이 보지 않나. 다른 작품 본방사수 해도 재방으로 ‘라디오 로맨스’ 본 분들 많을 거다. 폰, 네이버 캐스트, 유튜브 다 합치면 시청률 10% 넘을 거다(웃음).”

-실제로 악플 보면 어떻게 대처하나.
“최신순으로는 안 보고 공감순으로만 본다. ‘못생김’ 이런 댓글 보면 ‘헐’ 하면서 싫어요 누르곤 했다. 악플에 크게 상처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다. 신인 때는 말도 안 되는 루머 때문에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지?’ 억울해하곤 했는데, 굳이 찾아보지 않는 편이다.”
 
-시청자 반응도 챙겨 봤나.
“마찬가지로 공감순 위주로 봤다. 말도 안 되는 악플은 신경 쓰지 않고 연기 지적 관련 의견은 참고했다. 드라마 팬들은 예리하더라. 목소리 힘 많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일부러 땍땍 거리는 걸로 설정했다. ‘진태리 짜증나’ ‘보기 싫어’ 등의 반응 보면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작품 선택 전 반응 걱정되진 않는다.
“처음부터 겁 먹으면 연기를 못 한다. 일단 반응 생각하지 않고 캐릭터에 신경 썼다. 예전엔 내 생각대로 연기했는데 이번엔 많이 계산했다. 많은 버전을 뽑아서 여러 시도를 해봤다. 감독님뿐만 아니라 윤시윤 오빠한테 연기 조언을 많이 얻었다.”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 많은데.
“확실히 아이돌에 대한 시선이 까다로운 편인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소진, 민아 언니나 혜리 등 멤버들이 드라마에 나오면 나도 어색하고 이상하더라. 아는 사람인데 어색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요즘 아이돌들은 연기를 워낙 잘하지 않나. 누가 봐도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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