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 '예상했던 결과', 근무 환경 '안전관리 마스터플랜 가동'

[한스경제 이성노] 조선업 경기가 불황계곡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내우외환의 혹독한 살엄음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산업재해의 다발 현장으로 불명예를 안은 상황에서 업황 저조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경영 성적마저 적자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국면이다. 

삼성중공업이 살인기업이란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에 일감 부족으로 실적까지 적자전환하며 휘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매출 1조2,408억원, 영업손실은 47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조4307억원)과 비교해 49.1%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74억원 흑자에서 47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근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5일 한국노총, 민주노총, 노동건강연대 등으로 구성된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으로부터 '2018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단적인 이유는 지난해 산재사망이 6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크레인 사고 영향이 컸다. 지난해 노동절이었던 5월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선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32톤급 타워크레인이 출동하면서 노동자 휴게실을 덮쳤다.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25명이 크게 다쳤다.

캠페인단은 "사망자 모두 노동절인데 쉬지도 못했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며 "이윤 창출에 눈먼 삼성중공업의 안전 불감증과 안전예산 공사비를 줄이고 있다는 현장 노동자의 우려가 가장 취약한 하청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으로 드러난 사고였다"며 사고 배경이 '삼성중공업의 위험업무 외주화'였다고 비난했다. 

삼성중공업은 내부적으로 실적 악화에 따른 근심이 가득 상황에서 외부적으로는 '최악의 살인기업'이란 타이틀까지 떠안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실적 전망에서 영업이익 적자 2,400억원은 예상했던 결과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증가 등을 실적에 반영한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목표 수주액을 82억 달러로 설정했다. 지난 1분기에선 15억8,000만달러다.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올해 목표액에 모자란 액수지만, 최근 업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목표 달성엔 무리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분기 실적은 물론 올해 수주 목표량 모두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사고 이후 내부적으로 안전 시스템과 직원 교육 등을 강화하며 사고 예방 대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 이후 조직 개편과 글로벌 안전 컨설팅을 받으며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개선 사항에 대해 조처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문제가 됐던 크레인 사고에 대해선 시스템 적으로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3사는 계획적으로 자구안을 실행하고 있다. 최근 수주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의 실적은 좋지 않겠지만, 자구안에 집중한다면 차후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조선업은 일반 건설, 제조업과 다르게 작업 규모가 엄청 크다. 회사 내부적으로 안전사고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무재해 달성은 힘든 것이 사실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