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공식 롯데그룹 총수 올랐지만…왕좌 앉기까지 '험난'
신동빈, 공식 롯데그룹 총수 올랐지만…왕좌 앉기까지 '험난'
  • 변동진 기자
  • 승인 2018.05.02 15:33
  • 수정 2018-05-02 15:46
  • 댓글 0

롯데그룹 "신동주, 경영복귀 명분·동력 모두 잃어…일본 경영진 신동빈 지지 완고"

[한스경제 변동진]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 총수를 신격호 명예회장에서 차남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 공식적으로 2세 경영이 명문화됐다. 그러나 진정한 왕좌에 앉기까지는 몇 가지 가시밭길이 남았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복귀 의지가 여전하고, 가장 중요한 신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신동빈 회장을 롯데그룹 총수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신동빈 회장을 롯데그룹 총수로 지정했다. /연합뉴스

2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지정하면서 롯데그룹 동인일을 신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회장으로 변경했다.

동일인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이나 법인으로 통상 기업 총수를 의미한다. 즉 신동빈 회장은 공식적으로 롯데의 총수가 된 셈이다.

공정위가 롯데의 총수를 변경한 이유는 신 명예회장이 직·간접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점이 명백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사단법인 선) 개시 결정을 확정했다. 한정후견인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률행위를 대리하거나 신상에 관한 결정권을 갖는 사람 또는 단체를 말한다.

그러나 재계에선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기까진 몇 가지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한다.

◆법조계 “법정 구속 신동빈, 항소심서 무죄받기 어려울 것”

가장 중요한 현안은 ‘신변’의 자유 여부다. 신동빈 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연)는 신동빈 회장이 2016년 3월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했다.

특히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0억원’을 시내면세점(롯데월드타워점)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대가성 있는 뇌물로 판시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지난달 18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박 전 대통령 독대 자리’(2016년 3월 14일)에서 면세점의 면자도 이야기 안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신동빈과 박 전 대통령 간 독대 과정에서 명시적 청탁이 있었다”면서 “이 사건은 계열사에 실시간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다. 그런데도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점을 볼 때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볍다”고 맞불을 놨다.

무엇보다 1심 재판부인 형사합의22부는 ‘국정농단’ 관련 자료를 가장 많이 검토한 재판부로 박 전 대통령 뇌물죄뿐만 아니라 최순실 씨, 신동빈 회장 등의 사건을 맡았다.

이에 법조계 관계자들은 신동빈 회장 역시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형사합의22부가 박 전 대통령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원을 뇌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동주, 5번째 경영복귀 시도…전망은?

이와 함께 한동안 잠잠했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오는 6월 일본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해임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3일과 24일 오후 서울구치소를 찾아 신동빈 회장에게 면회를 요청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신동주 회장 행보에 대해 “일본 경영진을 의식한 명분 쌓기 물밑작업”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롯데의 신동빈 회장 지지는 흔들림 없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롯데그룹 역시 신동주 회장은 2015년 이후 4차례에 걸친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 모두 완패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겨룬다고 해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총수 부재 상황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경영진이 검찰 조사 이후 기소되면 곧바로 해임절차를 밟는 게 오랜 관행이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가(家) 경영비리 재판’ 당시 롯데홀딩스의 주요 경영진과 주주들을 직접 만나 양국 간 사법체계 차이점을 직접 설명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법정 구속 이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은 한국의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부동산의 이사직에서 자신이 해임된 것은 부당하다며 일본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며 “일본 재판부는 판결문에 그가 추진한 풀리카 사업에 대해 ‘경영자로서 의문을 품게 된다’며 해임 사유를 판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주 회장이 이메일 시스템 제공업체에 롯데그룹 임직원 등의 전자메일을 부정하게 취득하게 한 점도 인정받았다”며 “사실상 경영권을 넘겨받을 명분과 동력 모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 경영진의 지지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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