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챔피언’(1일 개봉)은 관객에게는 생소한 스포츠 팔씨름을 소재로 휴머니즘을 버무린 영화다. 여기에 코믹과 감동을 더해 제법 그럴싸한 볼거리를 준다. 그러나 이미 관객들에게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포맷과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과정이 지루함을 자아낸다. 온전히 마동석을 위한 영화라 해도 무방하다.

‘챔피언’은 심장보다 팔뚝이 먼저 뛰는, 타고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마음보다 잔머리가 먼저 도는 남자 진기(권율), 그리고 갑자기 아이들과 함께 등장한 마크의 여동생 수진(한예리)의 도움을 받아 벌이는 챔피언을 향한 뒤집기 한판을 그린 국내 최초 팔뚝액션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만 봐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관객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챔피언’은 마크가 진기의 꾐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팔씨름 대회에 나가며 가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마크, 진기, 수진의 관계 형성과 갈등, 화해가 반복적으로 펼쳐진다. 여기에 어린 시절 입양된 마크, 아버지의 빚을 떠안은 진기, 싱글맘 수진까지 평탄치 않은 삶을 사는 세 사람의 사연과 일화를 다루며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챔피언' 리뷰

영화는 순수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을 가진 마크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마크가 바라본 한국 사람들, 그리고 새롭게 형성한 가족을 통해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익만 좇던 진기도 마크를 만나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변한다.

순전히 마동석을 위한 영화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오버 더 톱’을 보고 감명 받은 마동석은 ‘챔피언’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운동선수, 트레이너로 활동한 만큼 마동석의 자전적인 경험이 영화에 녹아있다.

마동석의 경험이 녹아있는 만큼 ‘챔피언’은 진정성과 따뜻한 감동으로 정면 승부를 걸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작’으로 불리기엔 무리수인 듯하다.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스포츠 소재를 긴박함과 반전 없이 식상하게 그려내 아쉬움을 자아낸다. 순전히 전형적인 캐릭터들 설명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동석의 호연은 눈길을 끈다. 그 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 감정 연기까지 표현하며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마동석과 권율의 브로맨스 케미도 볼 만하다. 10년 전 영화 ‘비스티 보이즈’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변함없는 앙상블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의 홍일점 한예리의 싱글맘 연기와 아역배우 최승훈, 옥예린의 귀여운 매력이 활기를 불어넣는다. 러닝타임 108분. 12세 관람가.

사진='챔피언' 포스터 및 스틸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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