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만나 "일감 몰아주기는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며 “기업이 선제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벌계획에 대해서는 "3년 내지 5년 시계 하에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10대그룹 전문경영인들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일감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의 희생 위에 지배주주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나아가 편법승계와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잘못된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감몰아주기는 이제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용납되지 않으며 고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모두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도 일시적으로 조사나 제재를 회피하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잘못된 관행을 지속하기보다는 선제적으로 개선해나가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그룹 일감을 몰아 받는 수혜기업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29.9%까지 줄여 일감 몰아주기 규제(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 계열사)를 회피하거나,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수혜기업을 '간접' 지배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벗어나는 방식을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간 기업들의 지배구조 및 거래관행 개선 노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재계는 지배구조와 거래 관행 개선 사례를 발표하고 또 추진해왔다"며 "이러한 노력은 정부정책에도 부합하지만 무엇보다 시장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몇몇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기업들로 확산하는 모습 역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개선 사례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벌개혁 정책이 한편에서는 너무 빠르다고, 다른 한 편에서는 너무 느리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이러한 양쪽의 비판을 모두 경청하고 있지만 현실에 맞게 균형을 잡으려고 한다"며 "양쪽 시각의 가운데 지점에서 재벌개혁의 속도와 강도를 맞추고 3년 내지 5년의 시계 하에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공정경제 구축을 위해 재벌개혁과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혁신에 매진하고 있으며, 혁신성장을 위해 혁신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시장경쟁 환경을 조성하며 규제혁신 등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두 주제에 관한 기업 측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진행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과 관련해 지주회사, 공익법인, 사익편취 규제 등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와 거래 관행에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 재계의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이 재계와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작년 6월 취임 직후 삼성·현대차·SK·LG 그룹과 만났으며, 11월에는 현대차·SK·LG·롯데 그룹 경영진과 회동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부근 삼성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김준 SK 수펙스위원장, 하현회 LG, 황각규 롯데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권혁구 신세계 사장, 이상훈 두산 사장, 김준동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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