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여론 뭇매’…“아이들도 좋아했는데”

[한스경제 최형호] 지난달 한반도는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뜨거웠다. 사상 유례없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픔과 기대가 공존하는 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남으로써 ‘한반도에 봄이 찾아왔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세계에 심어줬다.

세계도 남북정상회담을 주목했고, 일산 킨텍스 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는 3,000여명의 내외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특히 두 정상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왔다 갔다 하는 장면, 하늘색 도보다리 위에서 이뤄진 두 정상의 독대장면은 한편의 ‘무성영화’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휴전 중이던 전쟁을 전면적으로 끝내고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평화의 길로 접어들기로 합의하고 전 세계에 선언했다.

세계는 회담 결과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했고,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예상 후보 1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꼽기도 했다.

이번 회담으로 평양냉면이 세계에 주목되는 이례적인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회담 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께 대접하기 위해 평양에서 냉면을 가져왔다”는 말에서 비롯됐는데, 이 발언 이후부터 국내 평양냉면집은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편의점과 마트의 냉면 판매량도 2배 이상 늘었고 외신도 평양냉면을 일종의 ‘평화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남북정상회담이었다는 평가였지만 아쉬운 면도 있었다. 이번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54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권고사항을  발표해 언론을 통제한 점은 ‘옥의티’로 꼽힌다. 

54억원의 비용은 ▲만찬 요리 ▲평화의 집 개보수 ▲프레스센터 대관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뒤늦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사전 가이드라인 성격의 권고사항을 발표해 논란이 불거졌다.

방통심의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드루킹 오보 논란과 마찬가지로 오보가 나올 우려가 있고 ▲방통심의위가 정상회담 기간 동안 특별 모니터링팀을 운영해 보도를 살펴볼 것이며 ▲언론은 정부의 공식 발표를 토대로 보도하는 게 바람직하며 ▲언론사가 직접 취재할 경우 확인되지 않은 발언 또는 주장 인용을 지양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에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입장문을 내고 보도가 나오기 전에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방통심의위의 권고 사항이 ‘사전 개입’이자 ‘월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두 정상이 하늘색 도보다리 위에서 독대한 장면은 한편의 ‘무성영화’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말 많고 탈 많았던 이번 정상회담에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10일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 업체 리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남북정상회담 관련기사 10만3,394건에서 171만5,883건의 누리꾼 댓글을 분석한 결과 전체 43%가 이번 회담에 대해 “잘했다”고 평가했고, 25%는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한다는 의견 중 83%가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중 ‘전쟁 없는 한반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들은 “아이가 어른이 되는 세상은 전쟁 위협이 없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 “남북이 긴밀히 협력해, 통일 한반도가 되기를…” “한반도 평화 통일의 초석을 놓아주길” 등의 댓글을 달았고, “눈물이 나네요.우리는 한민족 맞아요” “이번 회담에서 한민족임을 실감합니다. 우린 모두 손잡고 함께 나갑시다” 등 동포애를 부각하는 댓글도 눈에 띠었다.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에는 “북한에 여전히 속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정치적 쇼다”라며 이번 회담을 믿지 못한다는 뉘앙스의 댓글이 주를 이뤘고, 심지어 “문재인 비리 조사하라”는 이번 정상회담과 무관한 대통령 비난 댓글도 속속 발견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일간되게 남북정상회담을 반대해온 ‘홍준표’ 키워드도 전체 31%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일 남북정상회담 비난을 쏟아내면서 국내 여론에 대한 반응 또한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준표 대표와 관련한 언급량 중 ‘지지’보다는 ‘비판’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창피합니다” “아이들도 좋아했던 역사적인 날을 저렇게 색안경 끼고 보는 이유가 뭔지…” “국가의 안전, 평화, 발전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우선으로 보임” “홍 대표는 북한을 이용하지 못하면 정치역시 못할 듯” 등 비판을 넘은 날선 비난이 거셌다. 

최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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