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고영훈] 저축은행 업계가 금융당국의 최고금리 인하, 중금리대출 총량 규제, 권역별 의무대출 규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비대면·블록체인 등 핀테크 기술과 연계대출 강화로 수익원 보충에 나서고 있다.

1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업체들이 디지털·비대면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은 디지털뱅크를 표방하며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시중은행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24시간 비대면 채널을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Sh수협은행-저축은행간 연계대출 업무 협약 체결식/자료=저축은행중앙회

SBI저축은행은 보안부문에 블록체인을 일부 활용하고 있고,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IT 인력을 채용하며 업계 디지털화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도 IT 인력이 적지 않은 중앙회는 업계 변화에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 8일 대출심사모형(CSS)에 적용했던 인공지능(AI)을 1년간의 준비 끝에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따른 고객군이 중첩돼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우량고객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 고객관리의 경우 고객의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 1금융권 한도만큼 대출이 가능하며 대출금리 가이드체계에 따라 낮은 금리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블록체인 역시 시중 대형은행들의 추이를 본 후 도입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관해 여러모로 고민하며 계획을 짜고 있다"며 "상반기는 넘을 것 같고 올해 안에는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연계대출 누적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중앙회 역시 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계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대출 희망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 할 경우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게끔 하는 방안이다. 2016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연계대출 누적 규모는 6,152억원이며 평균 금리는 6.8%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저축은행 신용대출 평균금리 19.94%보다 많이 낮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3월 당시 52개 저축은행과 연계대출 업무를 시작했다. 시중은행은 저축은행으로부터 1~2%의 수수료를 받고, 저축은행 역시 대출중개인 수수료 5%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지급하기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우리은행에 이어 지방은행인 Sh수협은행, DGB대구은행과도 연계대출 업무 협약을 맺으며 관련 업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연계대출 협약을 맺은 저축은행은 우리은행이 52개사로 가장 많고, 대구은행 44개사, 수협 39개사 순이다.

처음 연계대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업계에선 시중은행과의 협업이 과연 통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취임 후 저축은행 중금리 대출시장 확장을 외치며 드라이브를 걸었으며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이 협업 모델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영업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대출중개인이라는 중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영업이 잘 돼 실적이 착실히 쌓였던 것이 크다"며 "우리은행에 계열 저축은행이 없어 사업에 더 적극적일 수 있었던 부분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