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다르게 신인들의 넘치는 패기가 경륜 판도를 바꾸고 있다/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2018시즌 상반기 경륜 선발, 우수급에서 매 회차 신인들의 독무대가 이어져 눈길을 끈다. 선발급은 물론 우수급의 기존 강자나 강급자들마저도 신인들의 기세에 눌리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과거의 신인들은 선발급을 거쳐 우수급에 올라오면 어느 정도의 적응기를 거친 후 강자로 발돋움했다. 데뷔 초부터 특선급 기량을 인정받은 거물급이 아닌 이상 기존 우수급 강자들에게 큰 차신으로 제압되거나 같은 전법의 우수급 선배 선수들에게 타이밍을 빼앗기며 경주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다르다. 신인 선수들이 특별승급 후 상위 등급에서 적응기간 없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동서울팀 김주호(23기, 27세, A1반)가 대표적인 예다. 김주호는 데뷔전 우승을 시작으로 9연속 2위 내 입상에 성공했다.

지난 2월 28일 우수급으로 특별승급된 김주호는 광명 11회차(3월 16일) 데뷔전에서 축이 되는 선수(경륜 경주를 추리하는 데 최우선이 되는 선수, 입상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인 전종헌 앞에서 선행으로 2착에 성공했다. 다음날 경주에서도 김주호는 전종헌 앞에서 선행으로 2착을 기록했다. 둘째 날 경주에서는 황영근이라는 우수급에서 인지도가 높은 선행 선수보다 신인인 김주호가 더 인정을 받으며 좋은 위치에서 경주를 펼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광명 17회차(4월 27~29일)에 출전한 김관희(23기, 26세, A1반)도 토요일 경주에서 추입형 강자인 김성현을 상대로 선행승부를 펼치며 당당히 우승하며 신인들의 활약에 한 몫을 했다. 광명 16회차에 출전한 동서울팀의 홍의철(23기, 28세, A1반)은 우수급 결승 경주에서 팀 선배인 박지영을 마크로 붙이고 한 바퀴 반을 그대로 주도하며 우승에 성공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우수급이 잔치라면 선발급은 신인들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다. 신인들의 강력한 힘에 선발급 선수들이 마크를 놓치고 대열이 일렬로 늘어지는 경주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광명 17회차 일요일 경주에서는 신인인 엄희태(23기, 27세, B1반)가 지역연대인 김환진을 마크로 붙이고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신인들의 라인구도에도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데뷔와 동시에 선발급에 배정받은 신인들이 과거와는 달리 우수급에서도 최상위권 선수들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기량을 발휘하며 과도기 없는 활약을 하고 있다. 우수급의 기존 강자들도 신인들을 견제 대상으로 보기보다 전략적인 타협의 상대로 인정하면서 신인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며 “신인 대부분이 좋은 시점에 선행을 할 수 있다면 2, 3착을 어렵지 않게 버티는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급 신인들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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