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김소현은 스무 살이 된 후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아역배우로 활동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지난해 ‘군주’를 끝내고 KBS2 종영극 ‘라디오 로맨스’ 시작 전까지 두려움이 몰려왔다. 극중 라디오 작가 송그림으로 변신, 하이라이트 윤두준과 로코 연기를 펼쳤다. 시청률 2%대로 종영해 “아쉽다”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여줘서 만족한다”고 했다. 김소현은 ‘아역과 성인 배우의 차이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어른스러운 척 하기 보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하고 싶다”고 바랐다.
 
-성인이 된 후 첫 작품 ‘라디오 로맨스’ 끝낸 소감은.
“아쉬운 점도 있지만 현장이 정말 즐거웠다. 스무 살 시작이니까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되게 가벼우면서 재미있게 읽혔다. 워낙 힘든 일이 많은데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 사실 인이 된 후 첫 작품이라서 촬영 전까지 많이 부담되고 혼란스러웠다. 처음부터 성인배우로 딱 인정받을 수 없으니까 최대한 그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 만족도는 40점 정도로. 60점은 앞으로 채워나가겠다.”
 
-라디오 작가 캐릭터 어떻게 접근 했나. 폭탄주 타는 신은 조금 어색했는데.
“일단 능숙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굳이 의식해서 어른스럽게 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연기했다. 억지로 만들려고 하면 보는 분들이 어색할 수 있으니까. 폭탄주 신에서 맥주, 소주병 돌리는데 스스로도 너무 어색했다. 세상 뻘쭘 할 수가 없더라. ‘소맥입문’ 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다. 최대한 그림이처럼 철판 깔고 했다. 현재 주량? 목만 축이는 정도다(웃음).”
 
-시청자 반응도 챙겨봤나.
“약간 상처도 받았다. 물론 좋은 말도 많지만, 안 좋은 반응도 있으니까. 아직까지 어려 보인다는 분들도 많더라. 그림이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과 내면의 상처까지 알아줄 때 기분이 좋았다. 실제 성격도 그림이처럼 활발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 처음에 대사 톤을 고민했는데, 연기하다 보니 저절로 만들어졌다. 현장 가니까 편했다.”

 
-윤두준과 로코 호흡은 어땠나.
“정말 잘 맞았다. 처음엔 서로 낯 가렸는데, 어느 순간 친해졌다. 오빠랑 열 살 차이가 났지만, 워낙 순수하고 배려도 많이 해줘서 세대 차이는 못 느꼈다. 나중엔 너무 친해져서 꽁냥꽁냥 하는 신이 오그라들더라. 캐릭터 특성상 지수호가 그림이한테 ‘떨어지라’고 하면서 못되게 하지 않았나. 연기하면서 상처 받았다. 나만 당하니까 언젠가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수호 생일에 그림이가 미역국 차린 뒤에 깨우는 장면에서 설렜다. 편안한 신이었는데, 현실 연애하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예쁜 연애를 하고 싶은데 CC(캠퍼스커플) 로망은 없다.”
 
-걸스데이 유라에 뺨 맞는 신 힘들지 않았나.
“차라리 맞는 게 낫다. 누군가를 때리는 게 더 힘들다. ‘군주’에서도 몇 번 씩 뺨을 맞았다. 어설프게 많이 맞으면 얼굴이 엄청 붓는데, 유라 언니가 한 번에 잘 때려줬다.
 
-윤박이 연기한 이강 캐릭터 매력적으로 느꼈다고.
“처음 대본 봤을 때부터 ‘이강 되게 매력있다’고 생각했다. 츤데레 같은 매력이 있지 않았나. 사람 마음을 잘 아는 캐릭터였다. 박이 오빠는 이강 그 자체였다. 오빠 실제 성격도 굉장히 쾌활하고 엉뚱하면서 순수하다. 연기할 때도 진짜 편해서 리액션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현장에서도 믿음직스러워서 든든했다.”

 
-시청률 2%대로 종영했는데.
“많이 아쉽죠. 첫 방은 잘 나온 편이어서 조금 올랐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아쉽게 계속 떨어졌다. 기대에 못 미쳐서 스태프들도 힘들어했다. 고생을 많이 했는데, 시청률이 조금 더 나왔으면 힘이 나지 않았을까 싶다.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감독님 등 스태프들이 열심히 한 신 한 신 찍어줘 배우들도 다 같이 힘냈다. 다들 힘들고 지치면 웃음이 없어지지 않냐. 난 더 웃음 나는 편이다. 그래도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다.”
 
-필모그래피 보면 2007년부터 쉬지 않고 활동 중인데.
“어릴 때는 다 오디션 봐서 들어가니까 합격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현장에서 배우는 게 많으니까 쉬면 불안했다. ‘작품 못하면 어떡하지?’하는 마음도 커서 오디션도 더 절실하게 봤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교복 질리도록 입어서 아직까지 익숙하지만, 학교물은 조금 지난 뒤에 해야 될 것 같다. 또 교복 입은 모습을 보여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시청자들이 어색해해도 새로운 모습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학교 다니면서 수업 열심히 들으려고 한다. 차기작은 여유를 갖고 결정하고 싶다. 스무살 되자마자 촬영해서 20대의 즐거움을 느낄 새가 없더라. 그냥 내키는 거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 작품이 잘 되는 것 같다. ‘아역과 성인배우의 차이가 뭘까?’는 영원한 숙제다. ‘군주’ 끝나고 ‘라디오 로맨스’ 하기 전까지 가장 혼란스러웠는데, 아직 답이 안 나왔다. 계속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 나가고 싶다.”

사진=E&T Story 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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