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사람은 공기 없이 살 수 없지만, 공기를 위해 살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에게 이익은 생존을 위한 연료이지만 그 자체가 경영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 모인 각국을 대표하는 중소기업 경영자, 학자, 관료 등 200여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UN과 세계중소기업협회(ICSB)가 주최한 포럼에서 한국 기업인인 기조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회장은 '지속가능한 인본주의적 이해관계자 경영'을 주제로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관련 생생한 사례를 공유했다.

신 회장은 “선친인 신용호 창립자 때부터 이어온 인본주의 기업문화와 생명보험업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휴머니즘이 교보생명 경영철학의 배경”이라며 “경영자가 되기 전 불임 전문의사로서 시험관 아기를 연구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경험도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신 회장은 IMF 외환위기 여파로 파산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하기 위해 전사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며 직원들과 함께 고군분투했던 일화도 소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사 경영혁신의 핵심요소로 사원이 공감하는 비전 수립과 의사소통을 꼽았다.

그는 “기업 비전과 전략은 사원들이 공감해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면서 “비전과 전략을 널리 공유하면 사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의 기본인 소통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이 열린 마음으로 직원 말에 귀 기울이며 직원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회장은 “사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논리적 대화 이전에 감성적 접근으로 심리적인 거리감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야 사원들의 자발성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본주의적 이해관계자 경영이란 고객, 직원, 투자자, 지역사회, 정부당국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비즈니스의 도구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모두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모든 이해관계자를 균형 있게 고려할 때 기업의 이익은 더욱 커지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 지속가능 경영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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