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의사협회·건강정보 제공 등 시장 안착 변수되나

[한스경제 고영훈]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생명보험사들이 건강증진형 보험 출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안착 할 수 있을지는 명확한 헬스케어 가이드라인 등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아 아직 미지수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건강증진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보험 계약자의 건강관리노력 및 성과에 따라 혜택을 지급하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기준을 마련했다.

웨어러블 기기 건강증진 보험 상품 예시/출처=금융위원회

최근 헬스케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해외에선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 상품의 특징은 계약자는 건강관리 노력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고 보험료 할인 등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보험사는 보험계약자의 질병발생 확률, 조기 사망확률 등 사고위험이 낮아지면서 손해율이 하락돼 이익을 얻는 구조다.

지난달 AIA생명은 업계 최초로 '바이탈리티 걸작 암보험'을 출시하며 건강증진 보험 상품의 포문을 열었다. 마스터플래너를 통해 바이탈리티 액티브 회원 가입을 하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ING생명도 같은달 '라이프케어 CI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업계 최초로 '국민체력 100'과 연계해 독창성을 인정 받아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ING생명의 건강 어플리케이션 '닐리리만보'와 '국민체력 100'을 통해 건강목표를 달성하면 보험료가 지원된다. ING생명의 닐리리만보는 지난 3월 정식 론칭돼 만보 걷기를 달성하면 만보 달성 축하금을 받을 수 있다.

삼성화재 역시 같은달 2일 출시된 '건강을 지키는 당뇨케어'는 가입자가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되면 '마이헬스노트(My Health Note)'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헬스노트는 일대일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한다. KB생명보험도 'KB착한정기보험Ⅱ'를 선보이며 피보험자가 비흡연자인 경우 최대 26%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이 상품들은 보험가입 자체가 어렵거나, 초기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 있는 유병자 등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노력에 따라 보험료 부담을 완화한다. 일단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보험사들은 새 먹거리 차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존 보험과 차별점이 느껴짐에도 시장 안착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해 제약이 많다. 의료기관의 의료행위와 비의료기관의 헬스케어서비스를 구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늦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경우 정부 기조에 따라 크게 반대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앞장서는 분위기도 아니다.

또한 의사협회의 경우 건강증진 보험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유권 해석이 자칫 밥그룻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일단 사태를 관망 중이다.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의료법상 행위에 해당하는지 아직 모호하기 때문이다. 복지부와 연계한 건강정보 제공 기준 역시 풀어야할 숙제다. 과거 녹십자생명은 유니버셜보험에 헬스케어를 도입했지만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관리에 대한 보험료 할인이 가능한 손해율과 관련 통계 자체가 아직 나오지 않아 정확한 평가는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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