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타 업체 긴장모드…여신협회도 채용모범규준 준비

[한스경제 고영훈] 그동안 은행권에 집중됐던 채용비리 사건이 신한카드와 신한생명에서도 발생하면서 2금융권은 불똥이 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5일 2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2017년 신한카드의 채용과정에서 신한금융 임원 자녀가 서류전형에서 미달됨에도 최종합격됐다고 밝혔다. 신한생명 역시 2013~2015년 당시 채용과정에서 신한금융 임원 자녀의 부정한 합격 정황이 확인됐다.

사진=픽사베이

당초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부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은 자녀들이 신한금융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어 이 같은 의혹을 받아 왔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의 인사 관련 담당자들이 구속된 상황에 신한금융까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국민들은 금감원이 신한 채용비리를 밝혀낸 데 대해 잘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12일 MBC는 신한금융이 채용비리가 불거지자 자료를 삭제하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2금융권에 대한 조사 확대에 대해선 금감원은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권창우 일반은행검사국장은 채용비리 22건에 대해 "처음 검사는 36명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진행했으며 이 중 확인된 것은 6명으로 나머지 16건은 검사 중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제보 이외의 비리 정황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같은날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은 자료가 폐기돼 검사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가 검사 확대에 대해선 검사 인력이 많지 않아 쉽지 않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윤창의 금감원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는 "저축은행, 캐피탈사의 수가 많아 현재 인력으로 주기적으로 검사를 하기엔 제약이 따른다"며 "일단 사건을 검찰에 넘겼으니 추이를 지켜본 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이 쇄신 차원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금감원은 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을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 필요할 경우 관련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제보 역시 누군가를 음해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익명 제보가 많아 확인 작업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경우 대기업 계열사인 경우가 많아 채용과 관련해 자유로운 입장은 아닐 것"이라며 "저축은행 역시 오너 회사 형태가 많기 때문에 찾아보면 채용 관련 문제가 나올 소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청년 일자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로 확인되거나 추가 비리 정황이 발견될 경우 추가 검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은행연합회가 진행하는 채용모범규준을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아직 채용모범규준을 만든 적이 없다. 이 채용모범규준은 은행권에 채용 필기 시험이 도입되고, 면접에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함과 동시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생명보험협회 역시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지만 이들 협회의 행보에 따라 입장은 바뀔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일단 카드사에 채용비리가 발생한 만큼 다른 카드사들이나 회원사들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내달 확정되는 연합회의 모범규준을 참고해 감독당국과 잘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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