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마블 히어로 무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3)가 역대 외화 최단 기간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27일 개봉 후 20일 째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 중인 이 영화는 역대 최고 오프닝, 일일 최다 관객 수, 역대 외화 개봉주 및 개봉 2주차 최다 관객수 동원 기록까지 대한민국 영화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어벤져스3’의 바통을 이어 받아 ‘데드풀2’,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등 외화 기대작들이 상반기 개봉해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편 모두 '어벤져스3'의 주역인 조슈 브롤린(타노스 역), 크리스 프랫(스타로드)이 주연으로 활약하는 작품이다. 한국영화의 부진 속 '어벤져스3' 열풍에 힘 입은 '외화들의 시대'로 상반기가 막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어벤져스3’는 여름, 겨울 성수기에 비해 비수기로 불린 4월 극장 판도를 바꿨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8년 4월 한국영화 결산 발표에 따르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406만 명(매출액 119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달 대비 32.5%나 오른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이는 ‘어벤져스3’ 개봉에 맞춰 국내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 것과 IMAX, 3D 등 특수 상영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어벤져스3’는 6일 만에 526만 명(30일 기준)을 모으며 4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5일째 77.4%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개봉 후 6일 동안의 평균 상영점유율은 75.3%에 이르렀다. 사실 상 ‘어벤져스3’가 극장가를 집어삼킨 셈이다.

이에 반해 동시기 개봉한 한국 영화들의 성적은 한 없이 초라했다. ‘어벤져스3’와 같은 날 개봉한 지현우 주연의 ‘살인소설’은 관객 수 4만9,639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국에서 사랑 받는 배우로 불리는 마동석의 ‘챔피언’ 역시 전작 ‘범죄도시’의 광풍은 이어가지 못했다. 현재까지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속도는 더디다. 손익분기점 175만 명 돌파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어벤져스3’보다 14일 늦게 개봉한 유해진 주연의 ‘레슬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개봉 후 관람객들의 아쉬운 평가가 이어지며 관객 수가 감소하고 있다. 제작비 약 72억 원이며 손익분기점은 180만 명으로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56만9,137명을 동원했다. ‘데드풀2’가 16일 개봉함에 따라 사실 상 역주행 흥행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데드풀2’의 흥행 전망은 밝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예매율 66.6%로, 사전 티켓 판매량만 15만4,712장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내한한 주연배우 라이언 레놀즈는 MBC ‘복면가왕’에도 출연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최강 빌런 타노스 역을 맡은 조슈 브롤린이 새로운 캐릭터로 합류해 관객의 관심을 더하고 있다.

다음 달 6일 현충일 개봉하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역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시리즈의 스타 로드이자 ‘어벤져스3’의 민폐 캐릭터로 불린 크리스 프랫 주연 영화다.

전작 ‘쥬라기 월드’는 전 세계 누적 수익 16억 7171만 달러(한화 약 1조 8054억 원)를 기록, 같은 해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넘고 2015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어벤져스‘(2012)의 전세계 누적 수익 약 15억 1881만 달러(한화 약 1조 6401억 원)를 뛰어넘은 수치로 역대 전세계 박스오피스 4위 자리까지 차지했다.

‘어벤져스3’가 폭발적인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상황에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이 파괴력을 펼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화 풍년 속 한국 신작 영화들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아인과 이창동 감독이 만난 신작 ‘버닝’(17일 개봉),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등이 모인 ‘독전’(22일 개봉)이 대표적이다. 제작 단계부터 쟁쟁한 작품으로 불린 이 영화가 외화 광풍을 막을 한국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이십세기폭스코리아·UPI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