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데드풀2’는 가족 영화다.”

데드풀이라 가능한 ‘19금’ 코드와 잔망스러움은 여전하다. 여기에 ‘가족애’라는 새로운 색깔을 입혀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기까지 한다. ‘데드풀2’를 가족 영화라고 소개한 라이언 레놀즈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데드풀2’는 2016년 개봉한 ‘데드풀’의 속편이다. 당시 ‘데드풀’은 특유의 B급 유머와 마블 히어로답지 않은 장난기 가득한 악동, 피가 낭자해 잔인성이 돋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331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데드풀2’ 역시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데드풀(라이언 레놀즈)은 시끄럽고 정신없다. 쉴 틈 없이 떠들어대는 입에서는 기발한(?) 19금 개그와 센스 있는 유머가 쏟아져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데드풀2' 리뷰

전편이 히어로 데드풀의 등장을 알렸다면 ‘데드풀2’는 그가 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는다. 일생일대의 큰 사건을 맞이한 데드풀은 돌연변이 학교에서 고통 받는 러셀(줄리안 데니슨)을 새 가족으로 받아들이려 결심한다. 데드풀은 이를 위해 진보적이며 성중립적인 팀 엑스포스를 결성한다. 여기에 새로운 마블 히어로 케이블(조슈 브롤린)과 도미노(재지 비츠)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합류해 볼거리를 더한다.

‘데드풀2’는 전편에 비해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놀즈)은 암 치료를 받기 위해 비밀 실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강력한 힐링펙터를 얻으며 더 강해진 모습을 보인다. 능력은 더 강해졌지만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괴로워한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데드풀은 데드풀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시끌벅적하게 온 동네를 들쑤신다. 다른 마블 히어로들처럼 용감하고 점잖게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내는 게 아닌, 최대한 생색내며 요란하게 활약하는 영웅. 데드풀만의 독보적인 매력은 여전하다.

‘데드풀2’는 ‘데드풀’의 팬이라면 실망하지 않는 최고의 오락물이 될 듯하다. 새로운 캐릭터들과 데드풀의 팀플레이가 꽤 흥미롭게 그려진다. 비주얼에 남다른 공을 들인 만큼 영화에 등장하는 교도소와 고아원 세트도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자랑한다. 또 제작진이 작품 곳곳에 숨겨 놓은 이스터 에그를 찾는 재미도 있다.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에서 타노스를 연기한 조슈 브롤린을 놀리는가하면 ‘알파 플라이트’라는 마블이 만든 캐나다 출신 히어로의 팀명이 나온다. 다만 전편보다 더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추가된 만큼 모두의 찬사를 이끌어내긴 무리수일 듯하다.

영화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어쩌다 수습 엑스맨이 된 데드풀의 이야기를 그린 과정 속 로건(휴 잭맨)과 비스트(니콜라스 홀트)가 깜짝 등장한다. 초반 데드풀이 칼에 꽂힌 로건의 피규어를 장난스럽게 돌리는 장면은 폭소를 자아낸다.

쿠키 영상은 1개 같은 2개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나오기 때문에 모든 크레딧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16일 개봉. 러닝타임 117분. 청소년 관람불가.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