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시황 예상할 수 없지만, 경영 정상화 긍정 요소 많다"

[한스경제 이성노] 현대상선이 12분기 연속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해 실적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는 동시에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역시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상선이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정부 지원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으로 경영 정상화를 자신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에 1701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적자의 꼬리를 떼어내지 못한 것은 뼈아프지만, 그렇다고 올해 전망까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정부의 지원 아래 내실을 튼튼히 다지고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는 현대상선이다.  

우선, 정부의 든든한 지원은 현대상선에 천군만마와 같다. 

정부는 지난달 침체된 해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3년간 총 8조원을 투입해 국적 선사가 선박 200척을 발주할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국내 해운산업 매출을 51조원으로 늘리고, 현재 선복량 기준 세계 14위 수준인 현대상선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최대 수혜자는 현대상선이라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실제로 현대상선은 지난달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2만TEU급 이상 12척과 1만4,000TEU급 8척 등 20여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번 신조 선박 발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 중장기적으로 해운강국의 위상을 회복하고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엔 경영 악화로 매각했던 부산항 물류 거점을 2년 만에 되찾으며 경영 정상화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현대상선은 15일 PSA와 '부산항 4부두(HPNT) 공동운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과 PSA는 HPNT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상선이, 최고재무관리자(CFO)는 PSA가 임명해 공동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기존 HPNT 하역요율 인하로 수익성 극대화할 수 있고, 건조 예정인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안정적 기항을 위한 선석 확보가 가능해졌다.

현대산성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올해 2~3분기에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사진=현대상선

지난 201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자구 노력도 현대상선의 부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상선은 계열사 주식과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약 4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실행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특히, 희망퇴직을 비롯한 인력 구조조정, 조직 통폐합에 따른 조직 슬림화 및 효율성 개선, 2010년 이후 임직원 급여 동결 등 노사 모두가 비용절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사 보수한도와 임원퇴직금을 대폭 축소하는 등 임직원 처우에 대한 비용 절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의 자구 노력은 곧 8년 만에 성과급으로 이어졌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경영 악화와 동시에 임금 동결을 감수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8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기도 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경영 상황이 좋아졌기에 위로 차원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직원들 사기 진작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영정상화 자구안이 얼마나 잘 이행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아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와 부산항 HPNT 터미널 운영권 확보 등 긍정 요소들이 많아 흑자전환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아직 경영 정상화로 가기엔 여러 단계가 많이 남아 있고, 해운 시황과 유가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기에 섣부르게 예측할 순 없지만, 내부적으로 올해는 분위기가 좋다. 과거엔 생사를 놓고 싸웠지만, 최근엔 글로벌 선사들과 어떻게 경쟁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올해는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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