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제2의 송중기’ 이서원이 하루아침에 ‘성추행 배우’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데뷔 초부터 소속사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선배 송중기, 박보검의 뒤를 이으며 모범생 이미지로 사랑 받았기에 이번 논란은 더욱 충격이 크다. 무엇보다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후에도 버젓이 활동해 실망을 줬다. 올해 스무살인 이서원은 첫 방송을 4일 앞두고 tvN ‘멈추지 않는 시간: 어바웃 타임’에서 하차하며 데뷔 3년여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16일 서울 광진 경찰서에 따르면 이서원은 동료 여성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흉기로 협박한 혐의(강제 추행 및 특수 협박)를 받고 있다. 지난달 8일 입건해 조사한 뒤 혐의가 있다고 보고 서울동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상태다. 이서원은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 연예인 A씨에 키스 등 신체 접촉을 시도하다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원이 계속 신체 접촉을 시도하자 A씨는 남자친구에게 전화 해 도움을 요청했고, 화가 난 이서원은 흉기로 A씨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서원은 성추행 혐의 관련 소속사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블러썸은 첫 보도 후 매체 측이 사실 확인을 요청하기 전까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지인과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발생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이서원은 성추행 혐의로 입건된 후 한 달 넘게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매주 금요일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KBS2 음악 프로그램 ‘뮤직뱅크’ MC를 맡았다. 지난 3월 tvN 새 월화극 ‘어바웃 타임’ 출연 확정 후 한 달 여 만에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지만 소속사 및 제작진에 알리지 않고 촬영을 그대로 진행했다. 사건 발생 직후 알렸더라면 미리 사후 대책을 논의했을 터. ‘어바웃 타임’ 측은 제작발표회 하루 전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결국 ‘어바웃 타임’ 측은 보도 후 3시간 만에 “이서원씨의 하차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서원은 서브 남주로서 분량이 절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스토리 상 캐릭터를 삭제할 수 없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다른 배우로 대체해 재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난 2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방송 분량을 여유 있게 확보했다. 방송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어바웃타임’은 수명시계를 보는 능력을 지닌 여자 최미카(이성경)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운명에 엮인 남자 이도하(이상윤)의 로맨스. 애초 이서원은 젊은 나이에 브로드웨이를 섭렵한 뮤지컬 감독 조재유 역에 캐스팅됐다.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뮤지컬 음악계의 천재’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 이서원은 캐릭터 변신을 위해 탈색하고 피아노 연습에 매진하는 등 열의를 보였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뮤직뱅크’는 18일 예정된 생방송부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서원은 2016년 11월 MC로 발탁된 후 1년 6개월 넘게 진행하고 있다. “횟수로 3년째다. 2년 꽉 채워서 최장수 '뮤직뱅크' MC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지만 불명예스럽게 하차할 가능성이 크다.

이서원은 송중기, 박보검의 후광과 함께 약 2년 여 만에 주연배우로 우뚝 섰다. 2015년 JTBC 드라마 ‘송곳’으로 데뷔 후 ‘함부로 애틋하게’ ‘그녀는 거짓말을 사랑해’ ‘병원선’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소속사 선배들의 바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말 만난 이서원은 ‘제2의 송중기, 박보검’ 수식어에 대해 영광이라며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 했다. “‘제2의 이서원’이라고 불리는 신인도 나오지 않겠냐. 언젠가는 선배들처럼 인정 받고 싶다”고 했지만, 6개월 만에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씁쓸함을 자아냈다.

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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