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이통 도전은 지속 성장 위한 ‘생존 전략’이다”

[한스경제 김민혜] “케이블TV가 살아남으려면 무선기능 도입(이동통신 시장 진입)이 필요합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성진 회장은 지난달 12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KCTA 쇼(케이블쇼&케이블방송대상) 2018’ 행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4 이동통신 사업 도전을 선언했다. 150여 케이블 협회 회원사의 활로 개척의 일환으로 제4이동통신사(제4이통)설립을 회심의 카드로 던졌다. 케이블 방송 시장 안팎의 경영환경을 따져볼 때, 현 시점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제4 이동통신 도전을 선언했다. 사업에 대한 윤곽은 하반기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 방송시장을 둘러싼 경쟁환경은 녹록치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 11일자 발표에 따르면 IP(인터넷)TV 상용서비스 실시 이후 9년 만에 국내 IP(인터넷)TV 가입자 규모가 케이블TV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 규모는 2016년 말에 이미 역전 당한 상태다.

케이블 TV 가입자도 여전히 1400만 명 이상이지만 1인 가구 증대, 교육상의 이유 등으로 지상파나 케이블 TV 서비스를 해지하고 인터넷 등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에 속도가 붙고 있어 케이블 사업자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상품·서비스 경쟁에서 케이블TV가 IPTV에 밀렸다는 분석도 이제는 현실 자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동통신 업체들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결합상품을 판매하자 시청환경이 모바일로 많이 넘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6월 27일부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이 시행될 경우 IPTV 가입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시간이 갈수록 케이블방송 종사자들은 새 먹거리를 찾아내야 하는 국면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성진 회장의 제 4이통 카드는 이런 복합적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케이블협회 한 관계자는 “모바일 없이는 케이블의 지속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4이통에 도전하는 속내를 털어놨다. 알뜰폰 업계 1위인 CJ 헬로 모바일이 사업 주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컨소시엄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라 특정할 수 없다”며 “약 2년 전에 ‘ONE케이블’이라는 통합서비스를 논의할 때도 CJ와 T-broad 등에서 관심을 표한 적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협회에서는 상장사 위주로 접촉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구성, 투자금 조성 규모 등 보다 구체적 윤곽은 하반기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이통 도전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던 것은 결국 ‘자금력’ 때문이다. 기존 도전 업체들은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계획안도 내놓지 못해 정부의 신뢰를 끌어내지도 못했다. 케이블 협회 측은 투자비용과 관련해 “기존의 유선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단계적으로 망 구축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존 유선통신 망을 활용하면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케이블협회 측은 예측하고 있다.

일단 LTE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될 텐데, 기존의 유선망을 활용하면 사업자로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투자는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5G 서비스의 경우에도 업그레이드 모듈이나 장비가 잘 개발돼있으니 이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후발사업자이기 때문에 자금 확보나 이해관계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신중하게 접근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케이블 망을 활용하게 되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가계통신비 인하에도 일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협회 관계자는 “보편요금제 논의가 되고 있는 상황에 ‘반값 요금제’ 정도는 돼야 경쟁력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울 것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실제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5G 주파수 경매 시 4이통을 위한 여유분도 남겨놨다고 밝혔을 정도로 정부 측에서는 제4 사업자의 이동통화 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도전 업체가 확실한 차별성과 경쟁력을 먼저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 환경의 변화를 새로운 도전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케이블협회의 향후 진로에 기존 이통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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