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해양 3개사 총 여성 임원 단 1명

"머지않아 여성 임원 비율이 늘어날 것"

[한스경제 이성노] 0.72%.  총 414명 중 단 3명.  희소가치의 우월성과 존중감을 풀이하는 비율은 아니다.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하기에 거의 무존재의 비율을 고려할 수도 있다지만서도 한편으로는 유-무형의 '금녀(禁女)의 벽'을 얘기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숫치라는 지적이 높다.  업종 특성상 남녀 성 비율의 편차는 다소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럼에도  조선, 정유 업계에 근무하는 여성 임원 수가 단 3 명,  총 임원의 1%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은 산업현장의 또 다른 벽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조선, 정유업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대 조선사와 4대 정유사의 여성  임원은 단 세명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조선, 정유업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대 조선사와 4대 정유사의 임원 414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0.72%이다. 금녀의 영역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수치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조선 빅3'에는 모두 202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은 단 1명뿐이다. 비율로 따지면 0.49%다.

이 바늘 구멍을 뚫은 이는 삼성중공업의 박형윤 상무가 유일하다. 박 상무는 지난 2014년 전통적으로 남성의 직장이라 여겨졌던 조선업계에서 사상 처음으로 임원직에 올랐다. 199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영업관리와 지원, 국제금융 업무를 거쳤고, 2001년부터 조선 영업 현장에서 활동했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는 영국 런던지점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조선업계 최초 여성 해외 주재원'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무려 108명의 임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여성 임원은 전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중공업이라고 하면 '남성 분야'라는 인식이 강해 여직원 수가 많지 않았고, 근속연수도 길지 않기 때문에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여성 직원들도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 능력 있는 여성 임원도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유업계에선 SK에너지와 에쓰오일이 각각 한 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유업계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212명의 임원 가운데 0.94%인 2명이 여성이다. SK에너지와 에쓰오일에서 각각 한 명씩 배출했다. 

SK에너지의 안옥경 물류경영실장(상무)는 2018년 임원인사에서 당당하게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정유업계에서 가장 많은 임원(65명)을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신미남 전 두산 퓨얼셀코리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과정에서 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신 전 대표가 신사업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정유업계 최초로 여성 임원을 탄생시켰던 GS칼텍스는 손은경 상무가 회사를 떠난 뒤 60명의 남성으로만 임원진을 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과거엔 여직원 수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타 업계와 비교해 여성 임원이 적은 것 같다"면서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여성 직원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부장급으로 유능한 여직원들이 많다. 머지않아 여성 임원 비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30대 그룹의 여성임원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3%를 넘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68개 사의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8,835명의 임원 가운데 여성은 274명으로 3.1%를 차지했다. 전년도 2.5%에서 0.6% 상승한 것으로 '3%대 벽'을 허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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