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국내 주요 은행들이 정부 정책인 ‘포용적 금융’의 일환으로 서민·취약계층을 위해 중금리 대출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그 다음에는 어떤 카드로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 정책을 펼지 관심이 모인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되고 가중평균금리가 연 16.5% 이하인 가계신용대출 상품이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통상 최저 6%, 최고 20%까지 중금리 대출로 본다.

중금리 대출 다음으로는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위한 보다 활성화 된 자금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이들을 위한 대출을 늘리는 ‘시늉’에 불과했다면, 올해부터는 관련부서가 만들어지고 구체적인 지원 액수가 정해지는 등 큰 틀이 나온 상태라 이르면 상반기중 구체적인 금리정책이 진행될 것으로 괸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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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중·저신용자에 한해 신용대출 금리를 0.1∼0.4%P 인하했다. 소액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카카오뱅크 비상금 대출’의 경우 고신용자는 0.25∼0.35%P, 중·저신용자는 0.4%P 내린다.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0.10∼0.15%P 낮춘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행보는 통상적인 범위의 중금리 대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국은행연합회의 1∼3월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에 따르면 지난 3월 카카오뱅크가 집행한 신용대출은 전부 4∼6% 구간에서 이뤄졌다. 애초 ‘중신용자의 은행 이용을 늘리겠다’는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취지와 달리 6% 이상의 중금리는 거의 집행하지 않았다.

신한은행도 전날 청년·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의 금리를 인하했다. 인하 폭은 0.2%P다. 만 29세 이하 청년층과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 상품을 이용할 경우 0.2%P가 낮은 연 6.22%(5월 15일 기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장애인,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다문화 가정 등 금융 배려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대상을 청년·고령층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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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활성화로 고신용·고소득자의 저금리와 저신용·저신용자의 고금리로 벌어진 ‘금리 단층’을 메운 뒤에는 어떤 정책들이 막힌 서민경제 곳곳을 뚫어줄까. 지난해 말부터 은행들이 앞다퉈 나섰던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을 위한 자금지원으로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혁신기업 등 담보가 부족하고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이들과 금융지원 방안을 함께 찾는다.

KEB하나은행은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은행 내 중소벤처금융부를 신설하고 4차 산업 기술평가를 전담할 전문 인력을 추가 채용하는 등 조직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국민은행은 올해 1월 벤처기업에 최대 2.8%P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 혁신벤처기업 우대대출’을 출시했다. 금융산업 신규 진입 확대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의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은행별 현황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경우 한정돼 있는 우량 중소기업을 은행끼리 뺏는 경쟁이 제한되기 때문에 새로운 기업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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