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구체적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의결할 현대모비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를 직접 설득할 가능성에 기대가 쏠린다.

20일 현대자동차 및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5일부터 미국 출장 중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서부에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앨러배마 현대차 공장을 지나 뉴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앨러배마 공장과 뉴욕 엘리엇 본사와의 거리는 1,000여마일, 약 1,600km다. 뉴욕에 특별한 행사도 없는 탓에 정 부회장이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기대가 커진다. 구글맵 캡처

정 부회장이 뉴욕을 업무차 들르는 일은 이례적이다. 뉴욕모터쇼는 이미 끝난지 몇달이 지났고, 딜러사 10여개를 제외하고는 주요 지부가 위치한 곳도 아니다.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 역시 뉴욕과는 1,500km를 넘는 거리에 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오는 29일 현대모비스 주총을 앞둔 것이다.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현대모비스 주주 중 절반에 가까운 외국인 주주를 직접 설득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실제로 개편안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다. 타임스퀘어와 록펠러센터 등에 인접해있으며, 인근에는 투자 전문회사가 몰려있는 월스트리트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엘리엇과 함께 반대 의사를 선언했던 ISS(Institutional Shareholders Services)는 뉴욕에서 370km 가량 떨어진 워싱턴에 위치해있다. 차량을 이용해도 멀지 않은 거리, 정 부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이곳을 방문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새로운 스타트업을 찾아 뉴욕을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다. 뉴욕은 다양한 스타트업이 새로 발생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있다. 최근 정 부회장은 중국 베이징모터쇼 출장을 겸해 현지 스타트업을 직접 만났었고, 16일 실리콘밸리 방문 직후에는 현대차의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투자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