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제작자 이종동(왼쪽부터), 스티브 연, 전종서, 유아인, 이창동 감독이 16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 양지원] 한국영화 ‘버닝’의 칸 영화제 수상이 불발됐다. 올해 한국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됐으나 결국 무관에 그쳤다.

19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7시 15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는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진행됐다. 경쟁부문 초청작 중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심사위원상 등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버닝‘은 지난 16일 첫 공개된 후 칸국제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 집계에서 3.8점(4점 만점)의 점수를 얻었다. 10개 매체 중 8개 매체의 평론가들이 만점인 4점을 부여했고 두 매체가 별 세 개를 선사했다. 스크린 데일리가 칸 경쟁부문 초청작 평점을 매기기 시작한 이래 나온 최고의 점수였다.

또 ‘밀양’(2007년)으로 전도연을 ‘칸의 여왕’에 앉히고 ‘시’(2010년)로 각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이창동은 칸이 주목하는 한국감독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충무로는 또 한 번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아가씨’(2016년) ‘그 후’(2017년) ‘옥자’(2017년)에 이어 3년 연속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시’ 이후 8년 째 칸 무관이다. ‘버닝’은 폐막식에 앞서 칸 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에서 상을 받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버닝’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그려가는 미스터리 영화다.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이다. 배우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가 주연을 맡았다.

황금종려상은 ‘버닝’과 경쟁을 펼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버닝’의 평점보다 낮은 3.2점을 얻었으나 심사위원들의 뜨거운 지지 속 영예를 안았다. ‘만비키 가족’은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며 살아가는 노동자 계층 부자가 버려진 소녀를 집에 데려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다섯 번째 칸 영화제 경쟁진출작이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로 칸 심사위원상을, ‘아무도 모른다’(2005년)로 14세 배우 야기라 유야에게 역대 칸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은 흑인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이 수상했다. 심사위원상은 여성감독 나딘 라바키의 ‘가버나움’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1950년대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 ‘콜드 워’의 파벨 포리코브스키가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영화 ‘아이카’ 사말 예슬야모바. 남우주연상은 가로네 감독의 ‘도그맨’의 마르셀로 돈테에게 돌아갔다. 각본상은 ‘쓰리페이스’와 ‘라자로 펠리체’가 받았다.

단편 황금종려상은 찰스 윌리엄 감독의 ‘올 디즈 크리쳐’, 단편 심사위원 특별 언급상은 웨이 슈준 감독의 ‘온 더 보더’, 황금카메라상은 ‘걸’의 루카스 돈트에게 돌아갔다.

또 프랑스 누벨바그의 전설로 불리는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의 책’에 특별 황금종려상(Special Palme D'or)을 안겼다.

제 71회 칸 영화제는 8일부터 19일까지 12일간 프랑스 남부의 칸에서 열렸다. 한국영화는 ‘버닝’ 외에도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사진=연합뉴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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