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이성노]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그룹이 사실상 4세 경영을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5대 그룹이 모두 사실상 세대교체를 하게 됐다. 

㈜LG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사진) LG전자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는 다음 달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사진=연합뉴스·LG그룹

2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사업부장(상무)을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로 내정하며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으면 구 상무는 LG그룹의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다. 

구 상무가 등기이사에 오르고 구 회장으로부터 지분승계 절차가 완료되면 LG그룹은 4세대 경영자를 탄생시키게 된다. 구 회장이 1995년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 23년 만이다.

이로써 국내 5대 그룹은 사실상 세대교체를 마무리하게 됐다. 

재계 서열 1위 삼성은 3세 경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3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이후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왔다. 이 회장이 자가 호흡으로 여전히 살아있지만, 경영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 2월 석방된 이 부회장은 최근 두 차례 해외출장을 통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 공정거래외원회는 이달 초 30년 만에 삼성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이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사실상 '이재용 시대'가 공인된 것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고령인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실세 역할을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대외 활동을 전담하고 있어, 머지않아 세대교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선 최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궁극적으로는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일찌감치 SK그룹 총수에 앉으며 '젊은 총수'로 자리매김했다. 부친인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타계하자 38세의 나이로 회장직에 오른 뒤 20년간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형제의 난'을 거친 롯데그룹 역시 신동빈 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정거래법사 롯데 총수로 공식 인정받았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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