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이 동반 고객 배려 '웰컴 키즈존' 극장 늘어나
어린이 체형 맞는 소형 좌석 '어린이석' 도입-미니 도서관 구비
한스경제-인구보건복지協, '저출산 극복' 캠페인 [12]

[한스경제 양지원 기자] 아이를 동반하지 않는 고객을 우선으로 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이 늘고 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현대사회에서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니 부모들은 바깥 활동마저 제한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노 펫, 노 키즈’, ‘초등학생까지 어린이는 입장을 제한합니다’등의 문구를 카페나 음식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평택에 거주 중인 진선미(32) 씨는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카페에 가도 눈치가 보일 때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노 키즈 존’에 대해 어린이를 차별하는 행위니 개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모든 아동 또는 아동을 동반한 모든 보호자가 사업주나 다른 이용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 키즈 존’으로 부모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에는 역발상으로 ‘웰컴 키즈 존’이 늘어나고 있다. 주변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키즈존’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CGV하계점에 위치한 '씨네 키즈' 상영관./CGV 제공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는 하계에 어린이 전용 상영관 씨네 키즈(CINE KIDS)를 운영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365일 어린이 및 가족 영화를 상영하며 어린이를 위한 최적의 관람환경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전용 영화관 ‘씨네 키즈’와 엄마와 아이를 위한 공간 ‘커뮤니티 룸&라운지’로 구분된다.

씨네 키즈는 고선명 스크린과 함께 영화 관람 시에도 상영관 내 조도를 밝게 유지해 어린이들에게 안정적인 영화관람 환경을 선사한다. 또 어린이 체형에 맞는 소형 좌석 '어린이석'을 도입했다. 이 외에 상영관 내에 전담 직원이 배치되어 아이들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특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날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체관람가의 애니메이션과 가족 영화가 상영된다.

커뮤니티 룸&라운지는 어린이를 위한 미니 도서관, 엄마를 위한 벽면서가, 그리고 주부들이나 가족 소모임으로 안성맞춤인 멀티룸으로 구성됐다. 미니 도서관 ‘씨네 키즈 라이브러리(CINE KIDS LIBRARY)’는 씨네 키즈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관람 전후 동화책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한다.

롯데시네마가 전국 24개점에서 운영 중인 '씨네패밀리' 내부./롯데시네마 제공

롯데시네마 역시 유아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특화된 씨네패밀리(cineFamily)를 운영 중이다. 일반좌석과 더불어 소파형 좌석이 상영관 내 독립된 공간에 따로 설치돼 있어 아이들 때문에 다른 고객들의 눈치를 보지 않으며 온전히 가족끼리 시간을 즐길 수 있다.공간 내에서 투명 유리창을 통하여 스크린이 보이며, 영화의 사운드도 별로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옷걸이와 담요 등 편의시설도 구비되어 유아를 동반한 가족이 모두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생후 48개월 미만의 아기를 동반한 부모들에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mom편한 엄마랑 아가랑’은 부모들은 6,000원으로 아기자리까지 좌석 2개를 지정받아 편안한 환경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매주 화요일 2회 운영되며 김포공항 외 전국 24개 영화관에서 진행중이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메가박스 키즈' 내부./메가박스 제공.

메가박스는 영통점, 하남스타필드점, 고양스타필드점, 백석점에 ‘메가박스 키즈’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영화관과 도서관, 카페로 구성됐으며 의자 하나부터 공간 구성, 매점 메뉴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의 눈높이를 고려해 꾸몄다.

이같은 '월컴 키즈 존'이 저출산을 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이미지 제고 효과를 노린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관 관계자는 “웰컴 키즈존 공간을 마련해 사회적인 이슈에 동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체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다만, 웰컴 키즈존 확산보다는 특정 연령대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배제시키는 노키즈 존이 근본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위가 산만한 아이들이 문제라면 영유아 동반 고객에 대해 주의 안내문을 붙여놓는 식으로 대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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