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양지원] 배우 김민재가 첫 스크린 주연작 ‘레슬러’에서 레슬링 유망주 성웅을 연기했다. 그가 분한 성웅은 레슬링 국가대표가 되어 아버지 귀보(유해진)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려온 캐릭터다. 그러나 아버지를 향한 작은 오해를 느끼게 되고 20년 인생 최초로 반항을 하게 된다. 김민재는 인터뷰 중 ‘레슬러’가 되묻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면서 때때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홍보를 위해 한 말이 아니라 정말 소중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레슬러’에 출연한 계기는.

“오디션을 봤고 따로 감독님과 서너 번 정도 만났다.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성웅이 역할을 탐난다’고 말씀 드렸다. 성웅이가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을 나도 느낀 적이 있다. 감독님께 나와 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참 감명 깊다고 하셨다. 이 영화를 꼭 하고 싶었던 이유는 부모 자식 간의 이야기인데다 나 말고 다른 분들도 깊이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아빠라기보다 삼촌 이미지가 더 강한 유해진이다. 연기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았나.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친구 같은 아버지’라는 말이 정확하다. 항상 유쾌한 성격이시라 연기할 때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유해진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은.

“너무 든든했다. 존경하는 선배라 촬영 때 만나면 꼭 잘하고 싶었는데 든든하다는 것. 너무나 존경하는 선배라 내가 참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현장에 유해진 선배가 있는 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레슬링 장면은 유해진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신인데.

“그 상황에 푹 빠져있었다. 감정이 올라오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땀을 흘리는 경험을 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레슬러’를 하면서 체력적으로는 힘들었다. 살이 쓸리고 허리 다치고 어깨 부상을 입는 등 하루도 안 빠지고 압박 붕대를 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몸에 달라붙는 레슬러복이 민망하지 않았나.

“처음에만. (웃음) 민망하고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그 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있더라. 그 때 진정한 성웅이가 됐다고 생각했다. (웃음)”

-영화 속 성웅처럼 부모님의 기대 속에 자랐나.

“그렇지는 않았다. 내가 엔터테인먼트 쪽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부모님이 애정을 가져줬다. 물론 내가 힘들고 예민해질 때는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받곤 했다. 그 때 느낀 감정은 성웅과 비슷한 것 같다.”

-성웅은 화를 참다가 갑자기 터트리는 편인데 실제로는 어떤가.

“화가 나도 티를 내는 편은 아니다. 그렇게 해 봤자 좋을 게 없기 때문에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는다. 누군가에게 막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 적은 없는 것 같다. 평화주의자냐고? 그건 아니다.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고 생각 안 하는 편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지더라.”

-아직 신인인데 롤모델이 있다면.

“유해진 선배다. 늘 ‘어떻게 저렇게 연기할 수 있지?’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는데 같이 작품을 하고 보니 더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 항상 해피 바이러스를 뿜고 다니신다. 작품에 대한 열정도 누구보다 뛰어나서 늘 감사하게 생각했다.”

-선배들에게 먼저 잘 다가가는 편인가.

“쭈뼛쭈뼛 거리며 먼저 말을 걸긴 한다. (웃음) 아무래도 선배들을 대하는 게 어렵다. 선배들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시는데 혼자 어려워한다. 깍듯이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오히려 더 애교를 못 부린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은.

“느와르를 해보고 싶긴 하다. 약간 상남자 기질이 있다. (웃음) 하지만 내가 아직 많이 어려서 작품이 안 들어올 것 같다. 내가 하지 못한 것들은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고, 대중에게 필요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보다 원초적인 감정을 잘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못생기거나, 구겨지거나 이런 역할이어도 좋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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