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재웅] 고성능 자동차와 디젤엔진.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을 제네시스 G70 2.2D는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탄탄한 차체 기본기로 시원한 주행을 재현함과 동시에, 높은 연비 효율까지 완성했다.

비가 내리는 봄날, G70 2.2D를 타고 약 1,000km에 달하는 거리를 즐겨봤다. 서울에서 전남 목포에 이르는 고속도로와 각지 시내를 두루 옮겨다녔다. 다소 거칠게 몰아붙이면서 연비보다는 주행 성능을 확인하는 데에 집중했다,

제네시스 G70 2.2D. 디젤엔진의 효율성을 뿜어내면서 G70의 고성능 감성까지 재현해냈다. 김재웅기자

차량에 장착된 엔진은 2.2ℓ 디젤이다. 싱글 터보차저에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202마력, 2.0 가솔린 모델(255마력)보다 25% 가량 약하다.

그럼에도 G70 2.2D가 전해주는 강력한 달리기 성능은, 국산차 최고성능 모델인 G70의 명성을 해치지 않는다. 날렵한 차체가 45kg·m의 토크를 극대화해주는 덕분이다. 강력한 힘으로 도로를 박차는 느낌이 3.3 터보 모델(52kg·m)에 못지않다.

고속도로에 올라타 가속페달을 강하게 눌러보면 거세게 몰아치는 힘이 온몸으로 전달된다. 시속 100km로 속도를 올리는데까지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다. 마치 누군가가 뒤로 밀어내는듯한 속도감이다.

똑똑한 전자제어 서스펜션도 G70 2.2D를 타면 달리고 싶게 만드는 부분이다. 노면에 따라 감쇠력을 조였다가 풀면서 주행 중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게 세팅해 노면에 ‘착’ 달라붙은 느낌을 전해준다. 빠른 속도로 코너링에 진입했을 때 느껴지는 안정감은 G70 그대로다.

2열 레그룸이 좁은 대신, 발이 들어갈 공간을 넉넉히 만들어뒀다. 김재웅기자

여기에 가솔린 모델과 완전히 같은 내부 인테리어는 디젤 모델이라는 이질감을 완전히 해소해준다. 모드에 따라 변신하는 버킷 스타일 시트와 패들 시프트, 깔끔한 센터페시아까지 갖췄다. 다른 부분이라고는 6,000RPM까지만 적힌 엔진회전수 계기반이다.

디젤엔진에서 가장 큰 단점인 소음과 진동도 잘 막아냈다. 시동을 켜면 우렁찬 소리와 흔들림이 느껴지지만, 구석구석 빈틈을 잘 매꿔놓아서 실내는 금새 조용해진다. 엔진룸 진동도 시동을 켤 때가 아니면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 

특히 고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창문을 열 때와 닫았을 때 차이가 크다. 엔진 구동음은 물론이고 바람소리도 세어나오지 않는다. 서스펜션 강도가 일품인데, 거친 노면에서는 부드러워졌다가 평탄한 도로에서는 금새 딱딱해진다.

실 연비는 시내 주행시에도 공인연비에 가까운 14km/ℓ 정도가 나온다. 에코모드를 사용할 때에 한해서다. 연비는 주행 모드별로 차이가 큰데, 스포츠모드를 쓰면 30~40% 정도 낮은 효율을 보인다.

G70 트렁크 공간은 충분히 쓸만큼 넓다. 김재웅기자

실내 공간 활용도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1열 좌석은 상당히 안락하지만, 2열 레그룸은 잘 알려진 대로 상당히 좁다. 대신 스팅어와는 달리 발을 넣을 수 있는 좌석 아랫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놨다.

너무 미미하게 세팅된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은 많이 아쉽다. 고배기량 엔진의 우렁찬 배기음은 디젤엔진에서는 특히 재현하기 어렵다. 벨로스터 정도로 배기음을 설정했다면 ‘펀카’로써의 G70 2.2D는 훨씬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고 보인다.

김재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