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커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목비.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올해로 데뷔 11년차이지만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목비는 여전히 ‘신인 가수’다. 활동명이 서록K에서 서록으로, 다시 목비로 바뀌었고,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공백기도 길었다. 자연히 ‘실력파 가수’라 불리던 서록이란 이름은 잊혀갔고, 목비를 아는 이들도 드물어졌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맨땅에 헤딩하듯 가수를 시작했던 것처럼, 목비는 “알려지지 않으면 신인”이란 마음가짐으로 당차게 새 시작에 나섰다.

-록에서 트로트로 주된 장르를 바꿨다.

“트로트 가수로 새 시작을 하기 전까지 엄마로서 생활을 했다. 아이를 낳고 기르다 보니 컴백 시기가 점점 늦춰지더라. 사실 임신했을 때만 해도 출산 후 3개월이면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모유만 끊고 나가자’라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아기가 예쁜 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랜 공백기 끝에 컴백을 결심했다. 그렇게 오래 쉬면 예전 활동했던 때가 꿈만 같아진다. 몸도 예전과 달랐고. 그래서 ‘이젠 서록처럼은 하지 말자’고 생각해서 이름을 목비로 바꿨다. 아이 엄마니까 업소 일도 하지 말자, 순수하게 방송만 해보자 해서 트로트 쪽으로 살짝 발을 담그게 됐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람들을 울리는 감성적인 스타일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래서 낸 곡이 ‘그대 하나’다.”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가 있나.

“모티브로 삼은 가수가 최진희 선배다. 그 언니도 그룹 출신이라 서울패밀리 출신인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개인적으로 최진희 선배의 ‘천상재회’를 무척 좋아한다. 어린 나이에도 그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면서 좋다고 생각을 했다. 어느 날 조항조 선배의 ‘가지 마’를 만든 김인효 작곡가를 찾아갔는데, 그 분도 내게 ‘최진희 같은 스타일이 좋겠다’고 하더라. ‘그대 하나’가 그렇게 받은 곡이다.”

-선경 소속사인 애드테인먼트에 새둥지를 틀었는데.

“대표님과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이 좋았다. 그래도 쉽게 결정은 안 했다. 여름 즈음에 만났는데 연말까지 한 5~6개월 정도를 고민했다. 그렇게 서로 알고 지내면서 어떤 사람인지 서로 파악을 한 거다. 회사도 나도 서로 조심스러운 게 있었다. 사실 최근 트로트 시장은 젊은 여성 가수들 위주로 돌아가지 않나. ‘노래로 승부한다’고 해도 옛날 이야기 같고, 실제 보여주기 전에는 모르는 부분이니까. 그러다 11월 정도에 서로 같이 해보자는 말이 나와서 계약이 이르렀다.”

-새 소속사에 만족하나.

“어떤 정체의 회사인지 모르겠다. (웃음)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하고는 다르다. 처음엔 가식인가 싶을 정도였다. 지금 회사에서라면 돈이 되든 안 되든, 이름을 알리든 안 알리든 상관 없을 것 같다.”

목비는 '그대 하나'와 '애인일까 친구일까'로 활동하고 있다.

-트로트 가수로서 활동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퀄리티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사실 나도 열심히 듣기 전까지는 트로트라는 장르를 경시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쪽에 와서 노래를 잘한다는 가수들의 음악을 들어 보니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 잘한다고 하는 가수들이 어떤 걸 잘하는지 들리게 됐다. 내겐 내가 가진 색이 있다. 그 색을 트로트라는 장르에 넣으면 조금 더 디테일한 감정선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가수들에게 없는 게 나한텐 있다고 생각한다. 무대 장악력을 가감 없이 보여드리겠다.”

-예정된 스케줄이 있다면.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프로젝트들이 몇 가지 있다. 공개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공개하겠다. 일단 기존 트로트 가수들의 비즈니스 방식을 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홍보를 하고 싶다. 공연 위주의 활동을 하게 될 것 같다.”

사진=애드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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