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보험사, 민원 증가 가능성에 소극적·정보제공 부담

[한스경제 고영훈] 지난해 금융당국이 변액보험 불완전판매에 제동을 걸고자 시행한 '펀드 주치의'는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그러나 이달 금융당국은 생명보험사들에게 적극적인 시행을 권고하고 나서며 변액보험 소비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변액보험 민원은 2013년 3,600건, 2014년 4,500건, 2015년 4,200건, 2016년 4,255건, 2017년도 3,683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생보사 민원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했다. 변액보험은 통상 10년 이상 장기 계약으로 지속적인 수익률 관리가 필요한데 보험설계사가 신규계약에 치중하다 보면 유지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 보험사는 자산운용을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자체적 관리가 부족하다. 작년 상반기 기준 1회 이상 펀드를 변경한 변액보험계약은 전체의 3.9%에 불과했다.

펀드 주치의 제도란 펀드전문가가 변액보험에 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변액보험 완전판매와 관리가 목표다. 작년 말 기준 변액보험의 계약건수는 850만건으로 국민 6명 중 1명꼴로 가입했다. 전업투자자나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정보 습득이 느린 일반고객들은 수익률을 위해 펀드를 변경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펀드 주치의는 전용 안내번호를 신설하고, 변액보험판매자격 또는 종합자산관리사 시험합격자, 펀드 관련 자격보유자 등이 상담을 담당한다. 보험계약 건수에 따라 각 보험사 전담 펀드 주치의 수는 달라진다.

하지만 지난 12월까지 시범운영을 실시하고, 정식 도입된 펀드 주치의는 이용률이 낮아 시장의 외면을 받아 왔다. 1분기 기준 월 이용 횟수가 1만건도 넘지 못했다. 그동안 펀드 주치의가 외면 받은 이유는 홍보 부족 외에도 단순 상담으로 인해 고객의 기대치에 부흥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안 좋아도 펀드 추천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며 "추천한 펀드가 수익률이 안 좋을 경우 민원이 더 증가할 수도 있는 노릇이라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액보험에 관한 고급 상담은 고객센터로서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상담항목을 보면 펀드별 자산규모, 펀드변경 신청방법, 계약자별 투자성향, 펀드변경 내역 등인데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전반적인 펀드 수익률 제고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민원 감소와 장기상품에 대한 케어를 위한 정책방향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현재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이 '변액펀드 상담센터'를 신설하며 당국의 변액보험 펀드주치의 제도를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인해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역으로 판매 비중을 낮춰버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화상담 경로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정보 제공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심화상담이 필요한 경우 변액보험 특별계정 담당직원이 상담해야 하는데 최근 정보 제공 이슈와 맞물려 어느 수준까지 고객에게 정보가 제공 될 수 있지 모호한 상황"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사업내역을 공개할 수도 있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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