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종현, 장보규, 허은회/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요즘 경륜장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맞서 대등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노장들이 있다. 특히 20여년 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우수급의 박종현(6기, 50세, A1반)과 1기 원년 멤버인 장보규(1기, 44세, A1반)는 한결 같은 모습으로 경륜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고 있다.

올해 지천명에 접어든 박종현은 경륜 선수로서 한계점인 50대를 넘어섰음에도 우수급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세종팀의 맏형이자 정신적인 리더인 그는 요즘도 젊은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에 매진 중이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는 그는 경륜 후배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다.

박종현이 더욱 인정을 받는 이유는 고른 성적이다. 일반적으로 노장들의 경우 해가 지날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성적이 오른 모습이다. 지난 시즌 박종현의 연대율은 51%, 삼연대율은 60%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연대율과 삼연대율이 각각 67%, 76%로 상승했다.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도 우수급에서 70% 이상 삼연대율을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점을 상기해보면, 현재 그의 성적이 뛰어난 수치임을 알 수 있다.

경륜 전문가들은 “최근 벨로드롬을 호령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을 상대로 70%가 넘는 삼연대율을 기록한 것도 대단한데, 올 시즌 선행이나 젖히기 승부를 통해 5번이나 입상에 성공했다는 점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1기 원년 멤버 중 장보규와 허은회, 신우삼, 신용수와 2기 출신인 정덕이의 활약도 눈부시다. 특히 원조 선행형 강자로 불리고 있는 장보규는 경륜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노장 선수다. 올 시즌 우수급에서 거둔 성적도 총 22경기에 출전해 선행 승부를 통해 우승 6회, 준우승 5회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개인 통산 400승을 돌파하며 대기록 달성에 성공한 장보규는 현재 선행 우승 299승으로 300승 달성을 위해 단 한 경주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전성기에서는 내려왔지만, 1기 멤버로 한국 경륜 역사와 함께한 선발급 허은회(1기, 53세, B1반)의 존재감도 여전하다. 올해 53세로 자기 관리가 뛰어난 허은회는 경륜 입문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후배 선수들에게는 ‘자기 관리만 충실하게 한다면 누구든 50세 이상이 돼서도 경륜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경륜왕의 설경석 예상팀장은 “박종현, 장보규, 허은회, 정덕이 등이 오랜 세월 동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어 가능했다”며 “이는 자기의 한계를 매일 같이 경험하며 혹독하게 짜인 훈련 스케줄을 소화해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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