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변동진] 국내 면세점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액을 달성한 가운데,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이 해빙 무드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까지 돌아온다면 상승세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방한 관광객은 133만1,7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8% 늘었다.

특히 방한 중국인은 36만6,604명으로 60.9% 증가했으며, 이중 관광 목적의 방문객은 28만3,533명으로 78.6% 늘었다. 앞서 지난해의 경우 416만9,353명으로 2016년 대비 48.3% 급감했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어난 까닭에 대해 업계는 단체관광 금지조치가 풀린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더욱 긍정적인 측면은 전체 외국인의 유입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 현황. /한국면세점협회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전년 대비 71.4% 증가한 15억2,423만달러(한화 약 1조6,464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달과 비교하면 2.3%(3586만 달러) 감소했지만 역대 2위 기록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12억918만달러(1조3,000억원)로 전체의 79.3%를 차지했다.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역시 161만8,9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9만8,065명)보다 62%가량 늘었다.

무엇보다 유커의 유입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만큼, 면세점산업 성장은 올해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기는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쯤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양제츠 정치국위원의 방한으로 한중 관계 개선됐지만, 아직 단체 비자 및 전세기, 크루즈 등 여행상품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면세점 영업실적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1인당 매출액은 고점수준에 머무르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했다. 중국인 패키지(PKG) 고객 유입이 본격화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면세점 방문객수가 작년보다 62.2%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3월부터 외국인 방문객 수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세점산업 성장은 적어도 올해까지는 이뤄질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보따리상의 인원과 매출 기여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유커 회복이 늦어지는 것은 오히려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4분기나 내년까지 (유커가) 돌아온다면 면세점 사업을 하는 기업들 주가는 지금보다 훨씬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의 방한규모, 속도가 점차 눈에 띄게 빠르게 늘고 있다"며 "면세점업계의 유커모시기 경쟁이 조용히 진행중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드배치 이전 중국인들의 방한 목적은 쇼핑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다이공들 통해 우리나라 화장품, 명품 핸드백 등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 본격적인 유커 유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기와 크루즈 등 관련 여행상품도 아직 중국 현지에서 올라오지 않고 있다"며 "단체 비자를 비롯해 노선 변경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한적한 만큼, 내년 상반기는 돼야 2016년 호황기 재현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된다. 중국 당국과 우리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스킨십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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