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케이뱅크)가 정한 2차 유상증자 데드라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말부터 논의된 2차 유증이 이번에는 잘 마무리될지가 관심사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안으로 이사회를 열고 2차 유상증자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지난달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1주년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5월 말까지 최소 1,500억원 이상 증자가 완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 행장은 당시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증자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20개 주주사들 자금 사정이 달라 예상한 시간보다 더 걸렸지만 다음 달까지는 차질 없이 (증자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3,500억원 수준이다. 2차 증자가 이뤄지면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5,000억원으로 늘어나 대출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케이뱅크의 2차 증자는 꾸준히 논의돼 왔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1,000억원 1차 증자를 마무리하고 연내 1,500억원 가량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주사가 많고 일부 이탈하는 주주사들도 생기면서 증자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보다 주주가 많고 구성이 복잡해 의견을 한데 모으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주주사가 9개 정도인데 케이뱅크는 20개가 되다보니 주주사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시간이 훨씬 더 많이 든다”며 “그렇기 때문에 증자 준비를 더 일찍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자본금이 적다보니 영업을 위해서는 증자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주구성이 비교적 단순해 증자에 속도를 내기가 케이뱅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증자 불참을 고려하고 있는 기존 주주들에 대비해 새로운 주주를 유입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지난 1차 유증에서 케이뱅크는 19개 주주사에 지분 비율대로 배정했다. 그러나 7개 주주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나머지 12개 주주사에서 728억원만 조달됐다. 모자라는 272억원 중 부동산전문기업 엠디엠(MDM)이 새로운 주주가 돼 약 140억원을 투자했고, 남은 132억원 어치 주식은 KT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의결권 없는 전환주 방식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규 주주의 유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1차 유증 때처럼 새로운 주주가 들어올 수도 있지만 우선은 기존 주주 비율대로 유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실상 증자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증자 주체가 케이뱅크가 아닌 주주사이다보니 증자에 대한 언급은 케이뱅크에게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은행경영의 건전성을 체크하는 지표인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생각하면 크게 급하지는 않지만 한층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증자라는 뒷받침이 필요하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평균 15.21%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이 수치가 18.15%, 카카오뱅크는 13.7%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마쳐도 올해 안에 또 유증을 해야할 것”이라며 “BIS 비율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려면 초반에 공격적인 증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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