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북미 정상회담 무산과 관련, 외환당국은 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당국은 금융시장 모니터링 강도를 격상하고 앞으로도 북미협상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소재 한은 본부에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주재한 뒤 “전날 미 증시가 낙폭을 되돌린 점이나 한국물 지표 움직임을 보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윤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들의 민감도가 더 크다고 봤을 때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이 일부 있겠지만 한은이 조치를 취할 정도로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과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에는 영향이 단기에 그쳤고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쓴 공개서한에서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가, 25일(현지시간) 북한이 대화 의지를 확인한데 대한 화답의 차원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에 대해서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를 받았다”고 언급한 트윗 내용.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북미 양측의 신경전 결과로 판단해 밤사이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나 외환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시장 상황을 일단은 면밀히 주시할 방침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 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0.7원에 최종 호가됐다.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79.6원)보다 2.15원 오른 셈이다.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한국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5년 만기 기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47bp(1bp=0.01%포인트)로, 전 거래일보다 3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원 내린 1,078.0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에서 2.4원 오른 달러당 1,082.0원에 개장했다. 한때 1,076.5원까지 떨어지며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북미정상회담 취소에도 뉴욕 증권시장에서 큰 변화가 없었고, 북한도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대화를 지속하자는 메시지를 보내 대북 리스크가 어느 정도 완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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