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고영훈] 신현욱 한국P2P금융협회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8퍼센트까지 탈퇴할 예정이라 P2P금융협회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임 이승행 회장이 학력위조로 불명예 퇴진한 데 따른 후속 인사이기 때문에 3개월만의 사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분간 테라펀딩 대표인 양태영 협회 부회장이 협회장직을 임시 대행하게 된다. 테라펀딩은 부동산 P2P업체다.

신 회장은 최근 주요업체 탈퇴 및 어니스트펀드와 8퍼센트 이사진 탈퇴 등에 책임을 느끼고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 관계자는 신 회장의 건강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신용과 중소상공인 대출업체인 8퍼센트도 탈퇴 의사를 밝혔다. 8퍼센트는 P2P금융협회의 창립멤버라 협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4월 말 개인신용대출에 집중하는 렌딧도 탈퇴한 바 있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업체와 부동산대출 중심 업체 간의 입장 차이가 사퇴 배경으로 지목되면서도 일각에선 P2P금융협회의 역할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원사 간 관심사가 달랐던 것이 원인"이라며 "민원 창구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등 외부와 피드백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일부 회원사의 이탈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에 집중하는 P2P회사는 개인이나 소상공인들에게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연결한다. 반면 부동산대출은 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력한다. 금융당국이 시정 요구한 부실률 산정방식에 대해 양 측은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 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두 사업의 리스크 진단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부동산PF의 경우 자료를 내면서 투자에 주의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부동산PF P2P업체 헤라펀딩이 연체율을 견디지 못 하고 부도처리 됐다. 신용대출의 투자 한도는 2,000만원인데 반해 부동산 관련 대출 투자 한도는 1,000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억제 정책 등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하락이 예상돼 앞으로 부동산 PF상품들의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대출에 관련된 신용정보 관리와 부동산대출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 P2P 업체가 단기간 늘은 것에 비해 고객 보호 차원의 관리 능력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다.

당국이 P2P금융에 대해 정식 금융상품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도 업계에는 부담이었다. 사업초기단계이니 만큼 명확한 가이드라인이나 법규가 부족해 자칫 가상화폐(암호화폐) 꼴이 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 협회가 회원사들을 위해 힘을 내기엔 대외적인 파워가 부족했다는 점도 현재의 분열 사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양태영 P2P금융협회장 대행 및 테라펀딩 대표는 "이사진들과 함께 차후 열릴 총회에서 협회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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