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 선수들의 활약으로 경정 경주가 더욱 흥미로워졌다/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최근 몇 년간 경정은 절대 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양상으로 흘려가며 매 회차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 선수들은 꾸준한 활약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등록되어 있는 146명의 선수 중 여성은 19명이다. 단순 숫자만 비교했을 때, 남성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지만 경정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여왕전’과 ‘미래 여왕전’이 열린 지난 21회차(22~24일)에선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는 여성 선수들이 경정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첫날인 22일 화요일 경주에는 여성 강자들이 여왕전에 대거 편성되면서 ‘우먼 파워’가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여왕전 출전 선수들이 일반 경주에 출전한 수요일 경주와 목요일 경주에는 입상을 휩쓸며 엄청난 선전을 펼쳤다. 이틀간 열린 32개 경주 중 무려 19개 경주에서 여성 선수들이 1착 내지는 2착을 차지하며 ‘여성 파워’를 입증했다.

이날 경주에선 6기 여성 3인방인 김계영, 손지영, 안지민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계영은 2012년 헤럴드경제배, 쿠리하라배를 연속 제패하며 여자 선수로서는 드물게 대상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강자. 이번 경정여왕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고, 수요일과 목요일 경주에는 2승(2위 1회)을 챙기며 여성 최강자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안지민도 3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고 손지영은 2착 2회, 3착 2회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여성 최고참 3기 이주영의 활약도 좋았다. 여왕전 준우승을 기반으로 일반 경주에서 우승 1회, 준우승 3회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혜진과 김인혜도 우승 경험을 맛봤고, 막내 기수인 14기 김은지와 하서우도 한 차례씩 우승을 차지하며 ‘여인천하’에 힘을 보탰다.

물론 이번 회차에서 여성 선수들이 대체로 좋은 성능의 모터를 배정 받은 점이 호성적을 거두는 데 일정부분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최근 여성 선수들의 선전을 단순히 모터의 우수성만 갖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경정 전문가들은 최근 경정의 흐름상 몸무게가 적은 선수들이 갈수록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몸무게가 모터 성능 못지않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 경주의 등장과 더불어 2018시즌 새롭게 투입된 신형 모터가 이전 모터보다 상대적으로 직선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몸무게의 중요성은 더욱 크게 작용될 전망이다. 결국 올 시즌은 신체 특성상 남성들에 비해 몸무게가 적게 나가는 여성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진 셈이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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