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을 흔히 들어볼 수 있다. 그만큼 10년이란 시간은 강산마저 변화시킬 만큼의 길고도 변화무쌍한 기간이다.

게임업계에서도 지난 10년간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게임들이 부지기수였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수요층의 증감폭이 잦은 업계 특성상 한 게임을 장기 흥행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10년 이상 서비스를 지속한 ‘테일즈런너’와 ‘리니지’는 대표적인 장수 게임으로 꼽힌다. 각각 온라인 레이싱 게임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명불허전(名不虛傳)으로 등극한 두 게임을 회상해 본다.

■ 10년 테일즈런너와 스마일게이트의 진정성

테일즈런너는 라온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해 2005년 출시된 게임이다. 누적 회원 1,400만명을 보유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2014년 11월부터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앞서 테일즈런너는 나우콤에서 서비스 된 이후 한게임, 다음게임, 투니랜드, 네이버게임, 넥슨 등 다양한 채널에서 동시에 서비스 됐다. 2013년 나우콤이 아프리카TV로 사명을 바꾼 이후에도 계속되던 테일즈런너 서비스는 2014년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아프리카TV가 테일즈런너를 30억원에 스마일게이트홀딩스(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로 양도한 것이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게임인 만큼 새 퍼블리셔로 선정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부담감은 컸을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다양한 참여형 행사를 기획하는 등 진정성 있는 행보로 묵묵히 서비스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테일즈런너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관 이후 매출과 월 이용자수면에서 약 두 배 가량의 증가된 수치를 기록했다. 월 평균 2회에 달하는 콘텐츠업데이트가 장기 흥행의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여성 유저들이 많은 게임 특성을 활용해 블락비, B1A4 등 메인 모델을 기용했고 이후 YG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으로 안영미, 아이콘, 유병재, 악동뮤지션 등을 게임 내 펫으로 등장시키는 등 이용자 중심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다.

지난 28일에는 테일즈런너 10주년 생일파티를 열고 대규모 겨울 업데이트를 공개해 약 1,500명에 달하는 유저를 초청했다.

▲ 테일즈런너 10주년 생일파티에 참석한 이용자들이 행사를 즐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제공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겨울업데이트를 통해 약 2년여만에 선보이는 신규 캐릭터 루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의 대표 선수들이 참가한 ‘2015 월드챔피언십 결승전’도 진행했고 ‘걸스데이’의 축하 공연도 이어져 관람객들의 즐거움을 한층 끌어올렸다.

김선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캐주얼게임사업부 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테일즈런너를 꾸준히 사랑해준 모든 게이머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또 다른 10년을 위해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개발사와 함께 힘껏 달리고자 하니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신드롬’, 신화는 계속된다

리니지는 1993년 서울문화사에서 간행된 신일숙 작가의 장편만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현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개발한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 등 블리자드산 게임이 주류를 이뤘던 국내 게임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2년여의 개발 기간과 10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친 리니지는 엔씨소프트를 통해 1998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정, 마법사, 군주, 기사의 클래스를 육성하는 구조의 게임 방식은 사람들을 PC방으로 불러 들였다.

리니지 유저들은 점차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많이 사용되는 줄임말도 리니지에서 출발했다. 변줌(변신주문서), 아데나(아덴), 투망(투명 망토) 등 게임 내 아이템을 짧게 줄인 말들이 유행처럼 퍼졌다.

고레벨로 강화된 장비 및 다량의 아데나를 현금 거래하는 현상도 리니지에서 파생된 문화다. 전문 사기꾼들이 생겨나는 잡음이 발생해 수수료를 받고 안전하게 거래해주는 아이템매니아 등 대행업체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 산업이 맞이한 중흥기의 중심에 리니지가 있었다. 리니지를 통해 강력한 게임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엔씨소프트도 코스닥에 상장할 만큼 성장했다.

흥행이 있으면 추락도 있는 법. 2006년 2월 리니지에서 대규모 명의도용 사태가 일어난 데 이어 2008년 리니지3 핵심소스가 일본에 유출되면서 엔씨소프트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월 시즌4 ‘부활의 문’ 업데이트를 통해 리니지의 새 출발을 알렸다. 2008년 시즌3 ‘시간의 균열’ 이후 7년 만에 공개하는 정규 에피소드인 만큼 완성도를 높인 대규모 업데이트였다.

▲ 리니지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17년 역사에 획을 그은 전설의 캐릭터 투표가 진행중이다. 엔씨소프트 제공

 

에피소드의 첫 타이틀 ‘거대한 운명의 서막: 잊혀진 섬’은 리니지를 잊고 살았던 유저들에게 외치는 일종의 외침과도 같다. “응답하라 2000” 리니지의 비상은 다시 시작이다.

채성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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