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에 최대 2주 휴가도 자유롭게!

[한스경제 이성노] 정유 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맞춰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 시대를 실현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직원 평균 연봉이 '억대'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이 1억2,07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SK이노베이션이 1억1,100만원, GS칼텍스가 1억819억원 그리고 현대오일뱅크가 9,900만원의 직원 평균 연봉을 기록했다. 정유 4사 직원 평균 연봉은 1억970만원이다. 정유 업계는 '억 소리' 나는 연봉에 '워라밸 문화'까지 확산하면서 '신의 직장'이란 타이틀이 더욱 빛나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정시 퇴근제, 자율 휴가 제도 등을 일찌감치 도입하며 워라밸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GS칼텍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정시 퇴근제, 자율 휴가 제도 등을 일찌감치 도입하며 워라밸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정유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휴가를 스스로 승인하는 '휴가 신고제'와 연차 10일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빅 브레이크' 휴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휴가 신고제'는 휴가 신청 시 상사의 승인 없이 본인이 직접 휴가를 승인하는 제도이다. 보통 상사의 눈치를 보고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직장인들로선 휴가를 '승인'을 받는 것이 아니고 '신고'를 하게되면서 자유롭게 자신의 연차를 소모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빅 브레이크'는 근무일 기준으로 5~10일,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하면 최대 16일까지 긴 휴가를 즐길 수 있다.  

GS칼텍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허진수 회장의 뜻에 따라 야근을 전면 금지하고 주 40시간 근로제도를 골자로 한 '스마트 워킹 타임제(Smart Working Time)'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오후 6시가 되면 모든 PC가 자동으로 종료된다.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퇴근해 여가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충분한 휴식을 즐기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최대 2주의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 유명 휴양지 콘도 회원권 확보해 숙박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옥 인근에는 '지예어린이집'을 운영해 직원들의 육아부담을 줄이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회장님을 뜻에 따라 오래전부터 야근 금지를 권고하고 있었고, 당장 오늘(1일)부터는 오후 6시가 되면 모든 PC는 자동적으로 꺼진다. 정시 퇴근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면서 "GS칼텍스는 정부의 기준에 맞춰 다양한 시스템을 운영해 직원들의 여가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지난 2010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집중 휴가제'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자신들이 원하는 기간에 연차 가운데 10일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만약 공유일까지 있다면 주말 포함 최대 15일 이상까지 쉴 수 있어 해외에서도 마음껏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연차를 한 번에 몰아서 사용하는 것이 부담일 순 있지만, 단점보단 장점이 많다는 것이 에쓰오일 측의 설명이다. 

에쓰오일은 'PC오프제'를 도입해 야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집중휴가제를 운영해 최대 15일 이상의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에쓰오일은 지난달 중순부터 'PC오프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현재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생산직은 오후 5시30분, 사무직은 오후 6시에 PC가 자동으로 종료된다. 'PC오프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는 7월에는 평일 전체로 확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시기와 상관없이 연중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자신의 연차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일반 회사원들이 누릴 수 있는 큰 장점이다. 집중 휴가제를 도입하고 나선 유럽, 미국 등 비교적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 수 있어 리프레시 차원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 현장에선 일찌감치 4조 3교대 근무제를 도입해 신규 법안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4조3교대 시스템은 근로자들을 4개조를 나눠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하는 방식으로 주당 근무 시간은 42시간이다. 주간 최대 근무시간이 5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현대오일뱅크는 정부 발표 이전부터 사무직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었다. 다만 생산직의 경우 정기 유지보수 기간엔 이따금 초과 근무가 있었지만, 7월부터는 정부 규정(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현해오일뱅크는 연중 언제든지 2주의 휴가를 보장하는 '휴가집중제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해 직원들이 1개월 동안 세계를 여행하면서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점심시간에는 자유롭게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사내 어학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직원들의 건강 관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매년 금연, 체지방, 대사증후군 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포상도 한다. 아울러 다양한 사내 동호회와 휴양시설을 운영해 직원들의 건전한 여가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장점이 있지만, 집중 근무를 해야하는 업계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은 대규모 정기보수 기간에는 주당 70시간 이상의 집중근무가 불가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 특성상 정기보수는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정기보수 기간에 주 52시간 근무제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에서도 탄력적으로 근로 시간 단위를 6개월 혹은 1년으로 묶어서 평균적으로 준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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