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롤모델은 하정우 선배!”

배우 윤홍빈(24)은 롤모델을 묻자 주저 없이 하정우를 꼽았다. 그 동안 많은 신인들이 하정우를 롤모델로 꼽아 그저 뻔한 대답이겠거니 했는데, 정말 비슷한 점이 많았다. 언뜻 보면 외모도 닮아 보였다. ‘3초 하정우’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정우 선배는 연기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부분에서도 닮고 싶은 점이 많다”며 “배우는 예술로 표현하는 직업 아니냐. 연기 외에 그림 등 다양한 예술로 표출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짚었다.

윤홍빈은 만능엔터테이너를 꿈꾼다. 서양화를 전공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때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쉴 때는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고, 시를 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기 연습만 할 때보다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오디션 보는 친구들 프로필 사진도 직접 찍어준다”며 “독학해서 배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홍빈은 우연히 아역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열다섯 때인 2010년 드라마 ‘명가’로 데뷔한지 어느덧 9년이 지났다. ‘사랑을 믿어요’ ‘네 이웃의 아내’ ‘불꽃 속으로’ ‘당신을 주문합니다’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보통 아역배우들은 엄마 손에 이끌려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윤홍빈은 스스로 택했다. “원래 꿈은 파일럿”이었는데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에 푹 빠졌다.

“중2 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배우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거다!’ 싶었다. 당시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이 많아서 어머니가 반대를 많이 했다. 성적을 엄청 높게 잡고 달성하면 ‘연기 활동을 지원해주겠다’고 하더라. 그날부터 핸드폰도 없애고 공부만 해서 목표를 이뤘다. 배우는 한 캐릭터를 위해 많은 공부를 하지 않냐.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는 게 좋았다.”

윤홍빈에게 바른 청년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이런 아들 있으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지 않나. 딱 그랬다. 초중고등학교 모두 전교회장을 맡을 만큼 엄친아로 유명했다. 중학생 때부터 배우로 활동했지만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연기한다고 대충 한다는 얘기를 듣기 싫어서 더 열심히 공부했다”고 강조했다. 공부 비결을 묻자 “수업 시간에만 충실했다”는 모범생들의 전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촬영 때문에 사교육을 받을 시간조차 없었다며 “수업 후 선생님을 찾아가서 계속 질문하고 괴롭혔다”고 돌아봤다.

윤홍빈은 연기도 모범생 스타일로 접근했다. ‘대왕의 꿈’ 출연 당시 “사극 톤을 잘 몰라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면서 장음, 단음까지 체크하며 공부했다”며 “김유석 선배 대기실에 계속 찾아갔다. 지방에 내려가면 숙소까지 찾아가도 대본을 다 맞춰주면서 조언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각시탈’ 신현준, ‘불꽃 속으로’ 류진 아역으로 주목 받은 윤홍빈.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불꽃 속으로’를 꼽았다.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1년간 공들인 작품이라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배우들이 다 캐스팅 된 상태였는데 나 빼고 배우, 감독님 등 스태프들이 모두 바뀌었다. 촬영이 계속 늦춰져서 1년 동안 대본만 봤다. 다른 배우들의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였다. 영화처럼 준비해서 캐릭터 분석을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홍빈은 현재 성균과대학교 연기예술학과에 재학 중이다. 동기로는 이태환, 박세완 등이 있다. 친구들이 먼저 주목받아 초조하지 않을까. 오히려 “친구들이 높은 자리에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서로 응원하는 사이”라며 박세완과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세완이가 소속사를 알아볼 때 프로필을 만들어서 나한테 보여줬다. 소포로 프로필을 보낸다고 하길래 겉에 사진을 붙이라고 조언해줬다. 내가 직접 사진도 바꿔줬다. ‘나 덕분에 화이브라더스에 들어간 것’이라고 농담처럼 말한다”고 웃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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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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