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7척·삼성중공업 5척·현대중공업 8척

[한스경제 이성노] 혹시나 했던 '셀프 수주'는 없었다. 현대산성이 3조원 규모의 친환경 초대형 컨네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사 선정을 마쳤다. 애초 업계에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을 고리로 한 선주사와 조선사간 일종의 '셀프 수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조선 3사에 고르게 분배했다.

현대상선은 4일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상선

현대상선은 4일 "지난 4월 10일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후, 각 조선사들과 납기 및 선가 협상을 진행한 결과 건조의향서 체결을 위한 조선사 선정을 확정 통보했다"고 밝혔다.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12척은 2020년 2분기 인도가 가능한 대우조선해양 7척, 삼성중공업 5척을 선정했으며 1만4,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 납기 가능한 현대중공업으로 결정해 건조 의향서 체결을 위한 협의를 통보했다. 업계 안팎에서 우려했던 '셀프 수주', '일감 몰아주기'는 없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조선 3사 상황에 맞게 고르게 분산됐단는 게 중론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각 조선사들이 제안한 납기와 선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협상을 진행했고, 현대상선 자체 평가위원회 및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찰은 한진해운 파산 이후 정부가 한국해운을 되살리기 위해 내놓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4월 3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에 대한 입찰제안요청서를 국내 주요 조선사에 발송했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제안서를 제출하며 현대상선의 선택을 기다렸다. 수주 절벽으로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조선사들은 이번 수주가 경영 정상화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만큼 적지 않은 기대감을 보였다. 

업계 안팎에선 산업은행을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셀프 수주'를 우려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몇몇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을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현대상선과 대우조선해양의 '셀프 수주'를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해 현대상선이 발주한 4,700억원 규모의 초대형유조선(VLCC) 5척을 모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입찰이니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사실, 현대상선 입장에선 1개의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면 비용이 더욱 절감될 수 있지만,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인 만큼 조업업계 주요 3개사에 고르게 일감을 분배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 우려했던 '셀프 수주'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상선은 LOI(건조의향서) 체결 후 선박 상세 제원 협의를 통해 건조선가가 확정되는 대로 건조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후판가격 및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강세로 인한 원가상승과 신조선 발주 수요 증가 추세로 인해 지난해 대비 건조선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선가와 조선소 도크 확보를 위해 빠른 시일 내 협상을 완료해 LOI를 체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진중공업은 필리빈 수빅조선소에서 상선을 건조하는 만큼, 비교적 많은 추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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