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인제=김재웅] QM6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주력 차종이다. 르노삼성 주도로 개발됐으며, 글로벌 르노브랜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GDe모델은 국내에서 가솔린 SUV 붐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햇빛이 뜨거워지는 초여름의 어느날, QM6 GDe를 타고 강원도 인제를 다녀왔다. 주행 거리는 약 500km, 고속도로와 시내, 굽이진 강원도 산길까지 두루 체험해봤다.

효율의 차, QM6가 보여주는 연비는 동급 대비해 최고 수준이다. 가솔린 2리터 엔진을 적용했으면서도 공인연비는 11.2km/ℓ, 실제 체감 연비는 8~9km/ℓ 수준이 나왔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느껴지는 효율은 압도적이다. 일정 수준 속도를 올리면 기분 좋은 관성으로 도로를 흘러내려가는 느낌이다. 굳이 가속페달을 실컷 밟지 않아도 괜찮은 가속력을 보여준다.

가솔린 엔진에서 흘러나오는 안정감, 흡차음제를 한껏 추가해 만들어낸 정숙성은 보너스다.

그러면서도 낮은 차체 중심과 후륜 서스펜션에 장착한 멀티링크 덕분에 코너링 안정감도 높다. 굽이진 인제 산길을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스티어링휠을 힘껏 쥐어짜봤지만, 좀처럼 뒤뚱거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전자식 차체제어 장치(ESC)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넓은 내부 공간은 QM6의 높은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휠베이스가 2,705mm, 2열 레그룸은 무려 289mm나 된다. SUV의 필수 요건인 널따란 트렁크는 텐트나 낚시대 등 레저 용품을 싣기에 충분하다. 2열을 접으면 ‘차박’도 가능한 수준이다.

이같은 높은 효율성은 QM6 GDe가 효율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기에 가능했다. QM6 GDe는 디젤엔진 대신 가솔린 엔진을 얹으면서 무게를 100kg 가량 줄였다. 4X4도 삭제하면 100kg을 추가로 빼면서 1,500kg대 공차중량을 실현했다. 디젤엔진 못지않은 연비를 가능케 한 비결이다.

반면 이런 노력은 QM6 GDe에게서 SUV다운 강력한 힘을 빼았기도 했다. QM6 GDe의 최대토크는 20.4kg·m에 불과하다. 디젤 모델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최고출력도 33마력 낮은 144마력이다. 4륜 구동이 불가능해서 험지를 달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QM6 GDe는 저속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정지상태에서 확 치고 나가기는 쉽지 않다. 30~40km/h까지 속도를 내려면 스로틀을 적지 않게 열어 젖혀야 한다. 특히 오르막길에서는 뒤로 밀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느낌도 들었다.

대신 QM6 GDe에는 경사로 밀림방지 기능(HSA)이 달려있다. 초보운전자라도 경사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왠만한 도로에는 포장이 돼있는 국내 특성상, 낮은 토크와 2륜 구동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강원도 곳곳을 다니면서도 위험하거나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특히 QM6 GDe의 가격은 2,480만~3,050만원이다. 중형 세단은 물론이고, 동급 SUV와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효율을 위한 차인 만큼 가격 거품을 최대한 뺐다.

인제=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