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지호]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12'를 비롯한 새 소프트웨어를 대거 공개했다. 이번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모바일 중독 예방에 주력한 점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애플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연례(2018)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어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맥 등 하드웨어 제품에 적용될 새 OS의 주요 기능을 소개했다.

iOS 12에서 눈에 띄는 기능은 테크 중독과 싸울 수 있는 툴(도구)이다. 이를 위해 iOS 12에는 '앱 리미츠(App Limits)' 기능이 설정된다. 앱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면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해 사용 제한을 거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하루 한 시간으로 설정해 두면 한 시간이 지나는 순간 앱이 작동되지 않는 식이다. 사전에 '5분 남았다'는 경고를 보내준다. 물론 부득이하게 계속 앱을 써야 한다면 연장(익스텐드) 버튼으로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는 애플의 주요 주주들이 과도한 아이폰·아이패드 사용이 청소년 정신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편지로 써 애플 경영진에 전달한 것에 대한 '화답'이라고 IT매체들은 풀이했다.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의 제한선을 그어주고 폰 사용을 통제할 수 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엔 아예 '다운타임'을 설정해 모바일 기기를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앱 사용시간은 주간 단위 통계(위클리 서머리)로 보여준다. 몇 주 지나 자신만의 '모바일 루틴'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앱 리미츠를 걸면 스스로 모바일 기기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도록 습관을 형성해준다는 개념이다.

어떤 앱을 많이 썼는지는 안드로이드 P도 비슷한 기능이 있지만, iOS 12는 '제한'에 강한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애플의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담당 수석부사장(VP)은 WWDC 기조연설에서 "당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당신의 디바이스에다 쏟아붓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애플은 iOS 12 적용으로 앱 시작 속도를 40% 빠르게, 키보드 작동 속도는 50% 빠르게 향상시켰다. 카메라 구동도 이전 모델에서는 70%까지 빨라진다. 페더리기는 "퍼포먼스는 두 배로 놀라워졌다"라고 말했다.

iOS 12는 가을까지는 사용자들에게 배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을 새로운 아이폰 출시 시점이 스타트 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얼리어댑터를 위해 베타프로그램이 약간 먼저 공개될 수 있다. iOS 12는 현재 iOS 11이 깔린 모든 기기에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그룹 페이스타임 기능도 추가했다. 비디오 채팅을 32명까지 한꺼번에 모아놓고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룹 알림 기능도 가능해졌다. 하나의 앱에서 동시 알림을 보낼 수 있다.

그룹 메시지는 필터와 모양의 변화, 스티커 등을 사용해 효과를 냈다.

사람의 얼굴을 애니메이션화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주는 '미모지'(Memoji) 기능도 새로 생겼다. 사람의 표정을 동물의 얼굴로 나타냈던 '애니모지'(Animoji) 종류도 4가지로 늘었다.

삼성 갤럭시 S9에서 먼저 시도한 AR 이모지, 스냅의 비트모지와도 유사한 개념이기도 하다.

증강현실(AR)은 말 그대로 '증강'됐다. WWDC에서는 레고 앱을 시현했는데 USDZ로 불리는 AR 기능은 픽사, 아도비와 협업해 만들어낸 작품이다. 물체를 카메라 앱에 놓으면 치수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다.

시리(Siri) 업데이트는 숏컷에 초점이 맞춰졌다. 유저에 맞게 한 단어로 구성된 명령어를 만들고 나면 숏컷으로 시리가 작동한다. 시리가 다른 앱을 빠르게 불러올 수도 있다. 

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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