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영화 ‘데자뷰’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은 이천희. ‘데자뷰’는 약혼자와 함께 탄 차로 사람을 죽이는 사고를 낸 여자가 이후 끔찍한 환각을 겪다 경찰서에 찾아가지만, 자신의 기억 속 교통사고가 실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천희는 극에서 약혼자 커플을 감시하는 형사 차인태 역을 맡아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그럼에도 만족보다 아쉬운 점이 많다는 이천희에게 영화 ‘데자뷰’와 가구 사업 등에 대해 물었다.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감독님이 중요한 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연기한 인물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는 부분들이 조금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태 캐릭터는 영화에서 비교적 잘 살아 있는 편 아닌가.

“인태라는 인물을 표현하기가 사실 쉽지 않았다. 인태가 묘한 지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했던 것이긴 한데, 연기를 하면서 초반에 톤 잡기가 어렵더라. 눈빛과 행동이 따로 노는 느낌도 들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또 눈빛 하나로만 말해야 되기도 했다. 인물의 내면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사실 연기를 한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촬영하다 남규리가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

“안타까운 부분이다. 액션신을 찍는 와중이었다. 사실 그런 장면은 서로 합을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한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촬영 막바지라 나는 나대로, 규리 씨는 규리 씨대로 캐릭터에 엄청 이입해 있었고, 그래서 예민했다. 그런 상태에서 찍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다. 남규리 씨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부딪혔고,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경미한 뇌진탕 증세가 있다고 하더라. 아무리 경미해도 그런 상황에서 촬영을 감행할 순 없잖나. 그래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그 장면을 다시 찍었다. 당시에 ‘이게 뭐라고 사람이 이렇게까지 다쳐야 하나’ 싶어서 마음이 너무 안좋았다. 내 불찰이다. 미안하다.”

-동현배와 형사 콤비로 나오는데, 호흡은 어땠나.

“영화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나와 동현배 씨가 함께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촬영을 했다. 동현배 씨와 함께 찍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다. 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더라. 촬영장에 현배 씨가 있으면 조금 더 편안하게 연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많이 의지했다.”

-‘데자뷰’를 보러 와주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이 봐 주셨으면 좋겠다. 보고 있으면 깜짝 놀라게 되는 부분도 있을 거다. 공포 조하하시는 분들 많으니까 ‘데자뷰’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영화에서 엄청난 의미를 찾기 보다는 한 시간 반 동안 편하게 즐길 수 있을 작품이다.”

-가구 사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취미로 시작했는데 잘되고 있다. 이효리 씨도 많이 도와 줬고. 처음에는 ‘무슨 우유 박스를 가구라고 팔아?’라는 반응을 많이 봤는데, JTBC ‘효리네 민박’에 노출이 된 후로는 ‘이렇게 쓰면 되겠네’ 이런 반응이 많아졌다.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가구가 된 것 같다. 다만 나는 계속 취미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 사업으로 먹고 살겠어’라는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진=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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