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천(왼쪽), 이태희/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이상엽] 최근 미사리 경정장은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와 걸출한 신인이 해마다 등장하면서 기존 기수들에 붙었던 ‘원년 강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와 노련미를 앞세워 이름값을 해 주고 있는 최고참 선수들이 있다. 바로 1기 이태희(47세, A1등급)와 2기 김민천(42세, A1등급)이 그 주인공이다.

‘원년 강자’ 수식어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태희는 현재까지 평균착순점 7.46으로 전체성적순위 3위에 올라 있다. 우승 13회, 준우승 12회, 3착 7회를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달 10일 제2차 GPP쟁탈전에서 선두 자리를 꿰차며 1기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태희의 가장 큰 장점은 코스 배정에 상관 없이 고른 성적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추격과 경합에 능한 것도 그만의 장점이다. 초반 선두권에 올라서지 못하더라도 매 주회 턴마크를 돌아나가는 과정에서 상대 허점을 공략해 순위를 높인다.

김민천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현재 평균착순점 8.06으로 전체성적 랭킹 1위에 올라있고 14승으로 다승 2위를 기록 중이다. 우승 14회, 준우승 12회, 3착 2회와 함께 7경기 연속 1, 2위 성적을 유지하며 지난 18회차에는 A2등급에서 A1등급으로 특별승급하기도 했다.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위기상황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특히, 지난 20회차 당시 착순점 1.88으로 최하급 모터였던 126번을 배정 받았지만, 탁월한 조종술로 이를 극복하며 전 경주에서 모두 입상해 남다른 집중력을 뽐냈다. 이 모터를 사용했던 전 조정자들은 단 한 차례도 입상을 하지 못했고, 김민천도 화요일 지정훈련 후 모터 평가에서 가속력과 선회력을 중하급과 하급으로 표기한 바 있다.

경정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상승 요인으로 올해 교체된 신형 모터에 빠르게 적응한 것을 최우선으로 뽑았다. 또한, 어떤 조건과 상대를 만나도 최선의 대비책을 마련해 선두권을 공략한다는 점도 두 선수의 강점으로 판단했다. 특히, 꼼꼼하게 상대 선수 스타일을 파악 후 다양한 전술 카드를 준비, 역습이 가능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경정 원년부터 선수들의 성장사를 지켜봤던 팬들에게는 차세대 스타 선수들의 약진으로 인한 세대교체도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강자들의 재도약과 굳건한 강세가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 며 “선배 기수들의 맹활약에 자극을 받는 후배 선수들도 최근 기량 향상에 매진하고 있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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