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부회장 "현대오일뱅크, 9월 상장할 것"

[한스경제 이성노] 현대중공업이 코스피 상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업황 악화로 실패의 쓴 잔을 다시는 들이키지 않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둔화와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IR(투자자관계·기업설명활동) 전문가 외부 영입 그리고 잇단 대규모 투자 등을 진행하며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9월 상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9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변경하며 이사회에서의 목소리가 더 커지게 된 것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사장)을 지낸 인물로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 업계 안팎에선 두 번째 추진중인 기업공개를 앞두고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 회사의 상장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로부터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자마자 사장으로 선임돼 회사 상장 작업을 주도했다. 하지만 업황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4월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매출을 2022년까지 70조원을 달성하는 첨단기술그룹으로 재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는 동시에 현대오일뱅크 상장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과거 제가 사장으로 있을 때 IPO를 추진했지만, 시황이 안좋아서 중단했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실적이 올라갔다.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9~10월 안으로 상장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권 부회장은 현대오일뱅크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상장 추진에 가속도를 붙이게 됐다. 

뿐만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외부 영입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상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을 영입을 추진하며 기업설명회부문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IR 역량, 주주와 소통 강화를 위한 전문가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현대오일뱅크 기타비상무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진=현대중공업지주 제공 

업계 안팎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 애널리스트를 기업공개 담당자로 영입하는 것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 및 국제 유가 상승 등 업황 불황의 조짐에 따른 심적 둔화,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권 부회장과 시장과 주주와 소통 전문성을 갖춘 성 연구원 영입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 OCI 등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롯데케미칼과는 2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고, OCI와 함께 설립한 현대오씨아이는 내년 10월 말까지 5만톤 규모의 카본블랙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유사업이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영향에 취약한 가운데 비정유 부문은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기업공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평가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권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외부인사 영입 그리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등으로 상장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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