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월드타워점 위기·인천공항T1 탈락, 연이은 악재…호주 JR듀티프리 눈독

[한스경제 변동진] 호텔롯데 상장의 핵심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자 선정에 탈락한 가운데, 월드타워점까지 특허 취소 위기에 몰리는 등 사면초가에 빠졌다. 그러나 해외 브랜드 인수합병(M&A) 통한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롯데면세점. /연합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최근 호주의 ‘JR듀티프리’을 인수합병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70억원 뇌물공여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 상무는 “해외 브랜드 인수합병 계획을 갖고 있다”고 증언했다.

JR듀티프리는 세계 17위 브랜드로 2016년 기준 호주를 비롯한 뉴질랜드, 이스라엘, 타히티 등에서 6억7,000만유로(약 8,8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만약 롯데면세점(47억8,300억유로)이 JR듀티프리 인수에 성공하면 1위인 듀프리(72억9,800억유로)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JR듀티프리의 인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저다. 2016년 3,301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99% 감소한 셈이다.

롯데면세점의 수익 악화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중국 단체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전망도 사실상 먹구름이다. 최근 인천공항 T1 면세점 DF1, DF5 구역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입찰 최고가를 써내고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두 구역은 롯데가 지난 2월 철수한 사업장으로 연매출 9,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을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최종 유죄판결을 받으면 월드타워점도 잃을 수 있다. 현행 관세법에는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2015년 12월 관세청의 점수 조작으로 한 차례 탈락한 전례가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상 낭떠러지 앞에 서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JR듀티프리 인수는 해외영업 확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롯데면세점은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 공항(2012년)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미국 괌공 항, 일본, 태국 등에 진출해 있다. 여기에 이달 나트랑 공항점 오픈을 포함해 호찌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도시 및 기타 국가에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JR듀티프리가 이미 호주와 뉴질랜드, 이스라엘, 타히티 등 4개 국가에 진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영업망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그간 입찰 참가나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해외에 진출했다”며 “업황이 녹록하지 않은 만큼,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듀프리는 2014년 스위스 뉘앙스그룹과 미국 월드듀티프리(WDF)를 인수, 독보적인 1위가 되지 않았나”라며 “롯데의 목표가 ‘세계 1위’라는 점, 신라·신세계 등 경재사의 맹추격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크고 작은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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