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김서연] ‘조 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및 그 일가들이 퇴진하는 것이 대한항공을 살리는 길이다, 나라 망신이니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대한항공의 상징인 태극 마크를 내려라, 제대로 엄벌에 처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이 담긴 컵을 바닥에 던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비난 여론을 받은 대한항공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에 대한 누리꾼들 생각이다. 2014년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조 전 전무까지 비슷한 일로 구설수에 올라 비난이 더욱 거셌다.

한국스포츠경제는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11일까지 약 한 달간 온라인 뉴스,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 트위터 등에 올라온 3만6,654건의 글과 110만4,268건의 댓글을 토대로 ‘대한항공 오너 갑질’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을 알아봤다.

이 기간 다양한 온라인 공간에서 ‘대한항공 오너 갑질’에 대한 논의가 오갔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게 누리꾼들 시선을 잡은 여론통로는 언론사 기사(64%)였다. 공식 매체를 통해 대한항공 이슈를 접한 누리꾼들은 다음으로는 SNS(20%)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커뮤니티(8%), 블로그(7%), 카페(1%)가 그 뒤를 이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찰 출석과 이른바 ‘갑질 행위 규탄 집회’인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가 열렸던 5월 1일에 글이 가장 많았다. 갑질 논란에도 침묵을 지키며 자신의 집무실에서 방음공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4월 24일에는 댓글이 가장 많았다.

대한항공 오너 갑질 연관키워드 순위. 사진=리비

대한항공 오너 갑질 글의 연관키워드는 ‘갑질’ ‘조현민’ ‘일가’ ‘직원’ ‘조양호’ 등이 상위에 올랐다. 이에 대한 긍정 언급은 4%에 불과했다. 96%가 부정 언급으로 나타났다.

부정 언급에서는 한진 일가의 갑질 및 밀반입을 비판하는 의견이 40%, 확실한 조사 및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이 25%였다. 사회 전반적, 구조적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의견(12%), 관세청 및 국토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9%), 국격훼손의 우려로 ‘대한항공’ 이름을 변경하자는 의견(8%)이 뒤를 이었다.

긍정 언급에서는 직원들도 문제가 있다는 언급이 67%, ‘가혹한 몰아가기’라며 조 회장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을 옹호하는 의견이 33%로 나타났으나 미미한 수에 불과했다.

현재 조 전 전무는 구속 위기에 처했다가 검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태다. ‘물벼락 갑질’이 물의를 빚은 후 조현아·현민 자매는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해외에서 구매한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통해 몰래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공사장 근로자와 운전기사 등에게 수시로 폭언하고 손찌검한 혐의를 받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지난 4일 기각됐다.

 

*땅콩 회항: 2014년 12월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의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를 램프 리턴(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일)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사건.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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