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연구소 설립, 인재 채용 등… 미래먹거리 AI 투자 확대

[한스경제 김민혜]  “빅스비(삼성전자의 AI 플랫폼)를 가정 내 모든 주요 제품들에 확대 적용하겠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5월 밝힌 삼성전자의 미래 전망이다. 삼성전자 측은 AI(인공지능)를 통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AI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AI 분야 권위자를 영입 소식을 알렸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H.Sebastian Seung, 52) 교수와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49)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각각 뇌 신경공학 기반 인공지능 분야와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의 권위자인 이들은 삼성 리서치(SR)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을 담당하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AI산업 참여 청사진 일부다.

지난 5월 22일 삼성전자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 사진=삼성전자

앞서 지난 1월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AI 분야 권위자인 래리 헥 박사를 영입한 바 있는 삼성전자는 데이비드 은 삼성넥스트 사장을 삼성전자 최초의 최고혁신책임자(CIO)로 임명하며 혁신 기술 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은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재로 구글 재직 시 유튜브 인수를 주도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지에 글로벌 AI연구센터를 설립하며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 확보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IT 산업의 미래가 AI에 있다고 내다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뜻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석방 후 해외 출장은 AI 인재 영입과 거점 구축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로봇’으로 보는 LG전자 역시 미래먹거리 발굴 사업에 한창이다. 그룹 차원에서 로봇 관련 투자를 늘려나가며 4차산업혁명 이후의 LG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아직은 수익성이 높지는 않지만 미래를 내다보며 전사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개발한 '공항안내로봇'. 사진=LG전자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 기업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한 LG전자는 6월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LG는 하만 CTO 출신 박일평 SW센터장이 지난해 말 LG전자 사장(CTO)으로 임명된 것 역시 미래 산업에 대한 그룹 내 관심도를 드러낸 것이라는 게 업계 내 분석이다. LG전자는 현재도 로봇 관련 경력 사원 채용을 진행하며 관련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연구 개발 뿐 유망 기업에 지분 투자를 늘려가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3월, ‘감성인식(Emotion Recognition) AI’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아크릴’의 지분 10%를 취득한 LG전자는 5월 29일,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전격 인수 소식을 알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경영 일선으로 나서게 될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IT 동향에 관심을 깊게 두고, 신사업 트렌드를 직접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LG전자의 로봇, AI 투자는 앞으로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 역시 스마트카·로봇&AI 등에 거액을 투자하며 미래 산업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이 혁신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ICT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5월 자율주행차의 ‘눈’이 될 레이더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의 스타트업 업체 ‘메타웨이브(Metawave)’에 투자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또한 웨어러블 로봇 분야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해 국내외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500억 원 규모의 AI 연합 펀드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기술. 사진=김민혜 기자

이동통신사도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5G 기술을 바탕으로 IoT의 상용화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 분야를 신사업으로 인식하고 공격적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IoT 등 New ICT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해 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박정호 사장은 “New ICT 생태계가 새로운 경제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방과 협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KT는 블록체인, 딥러닝 기술 등을 AI와 연계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딥러닝을 통해 음성 합성 서비스를 상용화해 대중을 놀라게 한 KT는 6월 초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을 연계한 ‘전력중개사업 시스템’개발을 완료했다는 소식까지 밝히며 AI 기술 투자가 성과를 내고 있음을 증명했다.

정부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AI 산업에 대한 미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8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미래성장동력 특별위원회에서 드론 시장 확대와 AI 기업 지원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사업에 5년 간 9조 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래 혁신성장동력을 위한 이번 계획을 통해 정부는 현재 30여 개인 AI 전문 기업을 100개까지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의 해결이나 제도 개선, 성장동력 분석·평가를 통해 혁신성장동력의 주기별 관리 수행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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