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 부산=김재웅] 2018 부산 국제 모터쇼(BIMOS)가 수입차에 점령당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의 파상공세에 더불어, 국내 브랜드들까지 수입차를 주력으로 삼은 영향이다.

현대·기아차만이 미래 국산차의 가능성을 확인해준 상황, 수입차의 공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HDC-1 르필루즈(왼쪽)와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 현대차는 두개 모델이 현대차의 미래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재웅기자

올해 BIMOS에는 국내외 19개 브랜드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코리아 프리미어’를 36대소개했다. 월드 프리미어 2종, 아시아 프리미어 4종을 포함한 숫자다.

단연 가장 돋보이는 브랜드는 현대자동차다. 대형 SUV 콘셉트카인 ‘HDC-2 그랜드마스터‘를 월드 프리미어로, 투싼 페이스리프트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HDC-1 르필루즈 콘셉트와 벨로스터 N를 통해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와 고성능 전략을 설명하기도 했다.

기아차는 니로 EV와 SP 콘셉트를 제네시스 브랜드는 에센시아 콘셉트를 출품했다. BIMOS에서 소형차와 대형 SUV, 전기차와 고성능차에 이르는 현대·기아차의 폭넓은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이정국 현대차 부사장은 “N브랜드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값비싼 외산 브랜드를 찾지 않아도 고성능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수입차 공세를 겨냥하기도 했다.

아우디는 A8 등 7개 코리아 프리미어를 선보이고 가수 크리스탈 등 홍보대사를 초청해 성대한 부스를 만들어냈다. 김재웅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BIMOS에서 수입차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여러 브랜드가 BIMOS를 마케팅 요충지로 보고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부산모터쇼를 계기로 다시 시장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코리아 프리미어만 7종을 내놨으며, 그 중 3종이 콘셉트카였다. 모터쇼를 영업망 확대로만 보지 않았다는 의미다. 2020년까지 신차 출시를 이어가면서 연 3만대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무려 월드 프리미어를 가지고 왔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300 e가 주인공이다. S560e와 EQA 콘셉트도 국내에서는 처음 나온 모델이다.

BMW도 6종의 코리아 프리미어를 통해 불붙는 수입차 수요에 기름을 부었다. 닛산은 북미 인기 SUV인 엑스트레일을 내놓고 수입차 시장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스를 르노삼성과 르노 두개로 양분했다. 김재웅기자

렉서스의 신형 ES300h와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도 국내 소비자들 선호도가 높은 모델이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뉴 레인지로버 홍 휠 베이스 모델을 내놓으면서 수요를 뒤따랐다.

특히 국내 브랜드까지 수입차에 힘을 실으면서, BIMOS는 바야흐로 수입차 전성시대를 선언하는 자리가 됐다.

르노삼성자동차는 BIMOS를 르노 브랜드의 공식 론칭 자리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전시장을 양분해 르노삼성자동차와 르노로 따로 꾸미고, 각각 브랜드 첫차인 SM530L과 타입A 부아트레를 전시해 차별점을 뒀다.

한국지엠은 수입 모델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조짐을 나타냈다. 이쿼녹스와 함께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SUV 라인업 확장 계획을 밝히면서도, 국내 공장 생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 트위지 국내 생산을 긍정적으로 추진 중인 르노삼성과도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편 쌍용차는 이번에도 BIMOS에 참가하지 않았다. 올해 말 출시할 렉스턴 스포츠 롱바디를 제외하면 특별히 소개할 모델이 없다는 이유다.

부산=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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